서문 ― 이행의 기록 6
1부 2010년대의 정동적 이행과 사건-문학들
움직이는 별자리들 : 포스트 대의제의 현장과 문학들 20
흔들리는 재현·대의의 시간 : 2017년 한국소설의 안팎 49
‘쓰기’의 존재론 : ‘나-우리’라는 주어와 만들어갈 공통장 83
운동과 문학 : 다시 여성주의라는 의제와 감수성을 통과하며 99
아르키메데스의 점에 대한 상상 : 2015년, 한국문학, 인간의 조건에 대한 9개의 메모 128
불안은 어떻게 분노가 되어 갔는가 : 감수성의 이행으로 읽는 김유진의 소설들 155
2부 공통장을 이야기하기 위한 예비 작업 : ‘포스트 개인’의 사유를 중심으로
벤치와 소녀들 : 호모 에코노미쿠스를 넘어서 179
회로 속의 인간, 회로를 만드는 인간 : 사건, 주체, 역사, 인간에 대해 생각하며 199
마지막 인간의 상상 : ‘개인’의 신화를 질문하며 225
소년은 왜 ‘꽃 핀 쪽’으로 가라고 말하는가 : ‘기억-정동’ 전쟁의 시대, 『소년이 온다』가 놓인 자리 240
수다와 고양이와 지팡이 : 행복을 해방시키기 275
신자유주의 시대에 생각하는 미적 아나키즘 : 구라카즈 시게루의 『나 자신이고자 하는 충동』에 대한 단상 293
현장-신체-정동, 다른 미적 체험의 가능성을 묻는다 : ‘장르 피라미드’를 넘어서 읽는 한 권의 책 313
3부 문학장의 회로와 잠재성들 : 문학을 만드는 장소, 문학이 만드는 장소
‘한국-루이제 린저’와 여성교양소설의 불/가능성 : 1960~1970년대 문예공론장과 ‘교양’의 젠더 339
「황제를 위하여」와 Pour l’empereur! 사이 : 문학장의 역학과 ‘작품’의 탄생 372
한 시절의 문학소녀들의 기묘한 성장에 부쳐 : 2010년대에 다시 읽는 은희경의 소설들 405
무서워하는 소녀, 무섭게 하는 소녀 : 최윤의 「저기 소리 없이 한 점 꽃잎이 지고」의 트릭과 전략 433
문제는 휴머니즘이 아니다 : 윤이형 소설 읽기 443
보론 ― 십 년 후, 프롤로그
‘움직이는 별자리들’이라는 제목
‘별자리’라는 용어가 미학과 철학의 술어로 의미 있게 다가오게 시작한 것은 두 사람의 철학자, 미학자 덕분일 것이다. 먼저 헝가리의 사상가 게오르그 루카치(1885~1971는 『소설의 이론』이라는 소책자의 서두에서 그리스 시대를 상상하면서, 하늘의 별자리의 인도를 받아 살아갔던 시대의 사람들은 행복했을 것이라고 썼다. 루카치는 자신의 시대(1920년대를 대단한 격변기로, 반대로 그리스 시대 사람들은 상당히 안정되었던 시대의 사람들로서 인식했다. 루카치의 별자리는 고정된 별자리, 안정을 가져다주는 별자리, 불변성의 이미지를 가졌다. 루카치와 거의 동시대를 살았던 독일의 사상가 발터 벤야민(1892~1940은 『독일 비애극의 원천』에서 별자리에 다른 의미를 부여한다. 벤야민은 별자리라는 말을 철학에서의 관념과 대상의 관계에 적용하면서, 별자리를 관념으로, 철학적 관념의 대상을 실재로 보았다. 벤야민에게서 실재로서의 대상이 변치 않을 때에도 별자리 즉 관념체계는 바뀔 수 있는 것이다. 루카치의 별자리와 달리 벤야민의 별자리는 가변적이고 이동하는, 움직이는 성격을 갖는다.
김미정의 평론집에서 별자리는 벤야민의 별자리와 유사하게 변동하고, 변화하는 별자리다. 그런데 차이가 있다. 이 책에서 별자리의 움직임은 관념상에서의 변화만을 의미하지 않으며, 현실적 대상세계 그 자체의 움직임도 지시한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 책을 이해함에 있어서 별자리의 움직임을 사고하기 위해서 관념상에서의 변화와 현실세계 그 자체의 변화를 동시에 추적해야 할 필요성에 직면하게 된다.
포스트 대의제 시대의 문학 ― 문단이라는 대의제 장치의 위기
우리 시대를 규정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인지자본주의 시대, 신자유주의 시대, 4차 산업혁명 시대 등의 용어는 무엇을 우리 시대의 가장 두드러진 특성으로 보느냐에 따라 다를 것이다. 이 책의 저자가 보기에 우리 시대는 포스트 대의제 시대에 가깝다. 그래서 저자는 우리 정치 시스템 속에 지배적인 것으로 자리잡고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