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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칼과 책 (전쟁의 신 왕양명의 기이한 생애
저자 둥핑
출판사 (주글항아리
출판일 2019-05-03
정가 16,000원
ISBN 9788967356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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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장 특출했던 소년
제2장 유별났던 청년
제3장 나만의 길
제4장 ‘호랑이’ 때려잡기
제5장 구사일생
제6장 용장龍場에서 도를 깨치다
제7장 지행합일知行合一
제8장 위기 속에서의 특명
제9장 강서江西 전투
제10장 이두?頭 평정
제11장 영왕寧王의 반란
제12장 영왕 생포
제13장 황당무계한 황제
제14장 치욕 속에 받은 사명
제15장 양지설良知說
제16장 새로운 임무
제17장 최후의 전투
제18장 광명정대한 세상
후기
옮긴이의 말
왕양명 일대기
찾아보기
변방을 누린 군사 전략가이자
애민 정신을 실천하는 행정 관료

중국 자금성 남문 밖, 한 관리가 바지까지 내린 채 곤장을 맞는 장면으로 이야기는 시작한다. 조정 관리로서 사람들 앞에서 곤장을 맞는다는 건 엄청난 치욕이자 인격 모독이었다. 그 관리는 흠씬 두들겨 맞은 뒤 감옥으로 보내진다. 다행히 살아남아 유배지로 향하게 되지만, 가는 길 내내 자객이 따라붙어 목숨을 위협받는다. 이 불행한 이야기의 주인공인 관리가 바로 중국 역사에서 위인으로 손꼽히는 왕양명이다. 그는 입바른 말로 당시 황제의 총애를 받던 환관 유근의 심기를 거슬러 그러한 곤욕을 치르게 된 것이다. 말단 관리였던 왕양명은 정계를 어지럽히고 백성의 삶을 고달프게 하는 환관의 전횡과 횡포를 탄핵하는 상소를 올렸다. 그러다가 곤장형에 처해지고 감옥에 갇힌 후 급기야 귀주 용장으로 귀양살이까지 떠나게 된다.
용장으로 향하는 길에 자객에게 쫓기던 왕양명은 기지를 발휘한다. 「절명시」를 짓고 자살로 위장해 강으로 뛰어든 후 추격을 따돌린 것이다. 이렇게 어렵사리 용장에 도착하긴 했지만, 그곳은 척박한 땅인 데다 생활 여건도 열악했다. 그럼에도 그는 ‘양명 동굴’에 기거하며 학문 연구를 계속해나갔고, 서원을 지어 제자들을 가르쳤다. 하지만 왕양명은 현실을 등진 채 학문에만 심취한 선비는 아니었다. 그는 애민 정신을 가진 관료였고, 백성을 위하는 마음으로 용장에서 사는 소수민족 주민들을 돌보았다. 유배 생활을 백성들의 삶을 가까운 곳에서 살피는 기회로 삼아 불합리한 조세 제도를 해결하는 등 불편을 해소했다. 그리고 주거 환경이나 낡은 풍습을 개선하면서 마을 공동체를 발전시킨다.
왕양명이 살았던 명대 중기는 정치적·사회적으로 불안정했다. 곳곳에서 재물을 약탈하는 도적 떼가 창궐했고, 조정 대신들의 탐욕과 전횡으로 인해 백성들의 삶은 피폐해져갔다. 그러던 중 왕양명은 조정으로부터 도적 떼와 반란 세력을 토벌하라는 임무를 맡게 된다. 그는 호구 조사제와 유사한 ‘십가패법’을 도입해 민가와 도적 간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