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 매체의 죄
매체의 죄
하이힐과 현명한 상처의 종말
욕하는 여학생들
상투어, 혹은 대중 시대의 윤리
남자들은 다 어디에 있을까? (1
남자들은 다 어디에 있을까? (2
자본과 사랑은 경/결합하는가?
강박强拍인가, 가공加功인가?
실내화의 괴물들
2부 영혼은 어떻게 생기는가
십자가에 못 박다
4.3의 윤리학
<인체신비전>, 미래에서 찾아온 범죄
죽임의 윤리
고기 한 점이 곧 윤리다
영혼은 어떻게 생기는가? (1
영혼은 어떻게 생기는가? (2
영혼은 어떻게 생기는가? (3
영혼은 어떻게 생기는가? (4
얼굴들을 찾아서
밀양, 그녀들의 촘촘한 빛
3부 체계를 애도하다
동사무소도 은행도 아닌 곳
장자연 씨와 침묵하는 이웃들
여자의 조국
어떤 오후
어떤 억압과 침묵의 고리
반본返本의 교육학
평등(자의 그늘
사회적 신뢰와 공공성
체계를 애도하다
재벌 회장과 총
4부 동승자의 타자他者
고백은 반칙이다
암송, 약속, 연극
박지성과 무지無知에의 욕망
동승자同乘者의 타자
딸과 여자
‘술동무’는 없다
슬금함의 관념론
꿈, 적청화경寂淸和敬의 사회
몸이라는 운명
공간과 마음
어울려 살기의 비용
역시귀본逆時歸本: 죽은 인문학 너머에서 인문학 읽기
‘생각이 아닌 영화’, 홍상수의 「극장전」
5부 정치의 종말과 소비자의 묵시록
정치의 종말과 소비자의 묵시록, 이명박 시대의 증상
다시, 노무현을 위하여
2009년의 이별, 김대중과 노무현
품위 없는 국가
6부 미래의 개인
사생활주의와 생활정치
몸이 좋은 사람’이란 무엇인가?
독립하되 고립되지 않는다
실수하지 않는다
미래의 개인
일식一食의 정치학
희망이란 무엇인가?
세월 속에, 그러나 세월과 ‘함께’
상인과 장인
연극적 수행으로서의
삶 불안하십니까?
시몬 드 보부아르(1908~1986, 말로 바꾼 세상
당신은 ‘일부 몰지각한 사람’이 아닌가
오늘날 갖은 대중매체를 통해 접하는 소식들은 대체로 상투적인 틀과 표현 속에 묶여 있다. 진실을 보도한다는 뉴스가 대표적인 사례인데, 뉴스는 진실의 외곽만 두들길 뿐 상투화된 표현 속에서 오히려 진실을 더 공고히 숨기고 있다. 포맷이 ‘대중’에 초점 맞춰져 있는 한 아무리 대사회적 가치를 의도한다 해도 그것은 보수적 움직임을 뒷받침하는 외피가 되기 십상이다.
이를테면 ‘일부 몰지각한 의사들이 리베이트를 받는다’는 보도가 나올 때 특권적 지식인층에 성공적으로 반란反亂해온 대중은 자신들만은 결코 ‘일부 몰지각한 이들’에 속하지 않는다는 양심을 꼭 붙들어 안고 있다. 우스갯소리로 ‘당신이 하면 불륜 내가 하면 로맨스’라고 하는 것처럼 이 같은 총체적 허위의식의 단면을 대중은 붙들어놓고 있는 셈이다.
따라서 우리는 이렇게 생각한다. 일부 몰지각한 시민들만 지하철 성추행을 일삼고, 일부 몰지각한 교수들만 표절을 일삼으며, 일부 몰지각한 국민만 신성한 병역의 의무를 회피하려 꾀를 부리고, 일부 몰지각한 남편들만 아내에게 손찌검을 하며, 일부 몰지각한 의사들만 제약 회사들로부터 리베이트를 받는다는 상식을 신봉하면서 자신은 그로부터 벗어나 있으리라 희망하는 것이다.
하지만 대중과 대중매체의 호기심이 오락가락하는 이런 곳은 진실을 드러내기보다는 더욱 공고히 숨기면서 상투화하는 것이다. 그리하여 진실로부터 자신들을 수호하려는 이들이 탐닉하는 상투어들은 현란한 조화造花처럼 만개한다.
인문학에 관한 한 여자 문제
인문학은 여자들의 텃밭이 된 지 오래다. 십 몇 년 전부터 인문학과 독서 모임을 열면 참여자의 절대다수는 여성이다. 남자들은 취업 준비를 하거나 술집에 갔다고들 한다. 이것을 두고 혹자는 “우리 시대에 구제를 받을 것은 오히려 남자이며 정작 더 불쌍한 존재로 봐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반문한다. 이런 물음에 저자는 “(인문학은 여자들을 구제하기에도 벅차고 바쁘다!”라고 말한다. 물론 이 답변은 질문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