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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따뜻해 (김환영 그림책
저자 김환영
출판사 낮은산
출판일 2019-04-30
정가 12,000원
ISBN 979115525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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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김환영
1959년 충남 예산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자랐고 지금은 시골에서 살고 있습니다. 홍익대학교에서 서양화를 공부했고 동화 『종이밥』 『마당을 나온 암탉』 『해를 삼킨 아이들』, 그림책 『나비를 잡는 아버지』 『강냉이』 『빼떼기』, 장편만화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들을 그렸고 동시집 『깜장 꽃』을 냈습니다.
내리는 비를 아주 오랫동안 바라보는 아이,
아이에게 세상은 어떻게 다가오는가

마음속 깊이 새겨진 장면. 오래되었으나 잊히지 않는. 여전히 새롭고 경이로운. 그 장면이 불러오는 기억은 매우 특별한 것이어서 세상과 존재를 새삼스런 눈으로 보게 한다.
작가에게도 한 아이가 새겨 놓은 그 ‘어떤’ 장면이 있다. ‘감자’라는 태명으로 불린 아이, 감자야 감자야 불린 아이가 이 세상에 와 제 엉덩이로 앉았을 무렵, 그 아이는 내리는 비를 아주 오랫동안 고요히 바라보고 있었고, 그 장면은 작가에게 각인되었다.
저 아이는 무엇을 저리도 하염없이 바라보는 것일까, 아이에게 세상은 어떤 곳이고, 세상은 어떻게 다가오는 것일까. 작가는 그때의 기억을 이렇게 썼다.
“한 아이를 생각했어요. 아이가 엄지발가락을 조물거리며 내리는 비를 끝도 없이 바라보던 광경이 내 눈과 가슴에 아직도 오롯이 남아 있어요.”
아이는 어떻게 이 세상과 만나고 성장하는가, 성장의 시간은 아이에게 무엇을 깃들이고 새겨 두는가. 이 책은 아이들이 자신의 몸과 마음에 간직해 둔 것들이 평생 되새길 만한 것이기를 바라는 작가의 마음이 담긴 응원의 메시지이다.

새 생명을 두려움 없이 반겨 환대하는 것,
그 흔쾌한 아름다움

감자는 엄마와 함께 장에 간다. 북적거리는 시장 한구석에 검은닭이 있다. 철망 안에 있는 닭에 시선이 붙들리고 아이는 그 앞에 주저앉는다. 가만 보니 검은닭 품 안에 어린 병아리들도 눈에 들어오고, 웬일인지 어미 닭 품에서 달걀 하나가 감자에게 굴러온다.
감자는 그것을 집어 든다. 달걀은 아직 따뜻하기도 하고 무슨 소리가 들리는 것 같기도 하다. 그때 어미 닭이 감자를 번쩍 물어서는 자기 품속으로 밀어 넣는데 병아리들이 삐악삐악 몰려온다. 달걀을 내놓으라는 건지 아님 같이 놀자는 건지.
달걀을 주고 싶지 않은 감자는 머리에 이고 가슴에 안고 이리저리 도망치고 그 뒤를 병아리들이 종종거리며 쫓는다. 쫓고 쫓기는 한바탕 소동이 벌어지는데 달걀에서 병아리가 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