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잡고 국어수업’ 시리즈를 펴내며
머리말
1부. 소설 읽기 수업, 왜?
1. 왜 소설을 읽는가?
2. 왜 이렇게 읽는가?
2부. 소설 읽기 수업, 어떻게?
수업 사례 1
(재밌어서 낄낄대다 평생 독자가 되는
한 권 읽고 보드게임 만들기 _윤애경
수업 사례 2
(모두가 발맞춰 천천히 함께
날개 질문으로 소설 읽기 _최인영
수업 사례 3
(질문으로 넓어지고 토론으로 깊어지는
호모 궁금쓰의 한 학급 한 권 읽기 _안수정
수업 사례 4
(모두가 주인공이 되는
단편소설로 낭독극 만들기 _이정미
수업 사례 5
(박지원에서 황순원으로
한 학기 한 작가 읽기 _최인영
수업 사례 6
(사소한 질문에서 시작하는
역사적 맥락으로 소설 깊게 읽기 _김지운
소설 읽기 수업, 왜?
우리는 소설을 읽으며 세상에 존재하는, 또는 존재하지 않는 모든 것을 만날 수 있다. 인간은 이야기를 통해 나 아닌 다른 사람의 삶을 경험하고, 그러면서 개인 차원의 ‘사람’에서 사회적 존재인 ‘인간’으로 자리매김한다. 우리는 소설 속 인물의 마음에 공감하고 소설 속 세상과 소통하며 깨달음을 얻고 내면화하는 과정을 통해 좀 더 성숙한 존재로 성장할 수 있다. 이는 ‘문학을 통해 타자를 이해하고 공동체의 문제에 참여하는 태도를 지닌다.’라는 국어과 교육과정의 성취기준과도 연결된다.
하지만 우리 소설 교육의 현실은, 대체로 소설을 읽고 선다형 문제의 정답을 찾는 교육에 매달 리고 있다. 문제에서 답을 잘 찾으려면 소설을 내면으로 받아들이기보다는 거리를 두고 ‘객관적인 답’을 찾아야 하기 때문에, 선다형 문제는 학생을 소설로부터 멀어지게 한다. 활동을 내세운 소설 읽기 수업도 부작용이 있다. 소설 읽기가 내면화 과정을 거치지 않은 채 어설프게 독후감 쓰기로 이어지거나 세부 능력 및 특기 사항 기재의 도구로 전락할 때, 소설은 ‘남의 이야기’가 된다.
소설 읽기를 낯선 곳 또는 다른 시대로 떠나는 여행에 비유하기도 한다. 여행이 그러하듯, 우리는 소설을 읽으며 경험의 폭을 넓힐 수 있다. 이는 ‘작품에 반영된 사회ㆍ문화적 상황을 이해하며 작품을 감상한다.’라는 국어과 성취기준과 연결되는 내용이다. 작품을 제대로 감상하려면 작품에 담긴 사회, 문화적 상황을 먼저 이해해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다양한 사회, 문화적 상황에 대한 배경지식이 쌓이게 된다. 이는 문학 감상뿐만 아니라 삶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노벨문학상을 받은 한강 작가의 《작별하지 않는다》를 읽고 ‘제주 4.3 사건’의 비극과 제주 도민들의 아픔에 공감할 수 있다면,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국가 폭력과 전쟁 기사를 나와 상관없는 남의 나라 이야기라고 흘려들을 수 없을 것이다. 그게 소설을 읽는 이유다.
소설을 소설답게 읽고, 그걸 통해 독자가 자기 삶을 성찰하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