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 1장 | 캘리포니아 이데올로기의 빈곤
실리콘밸리 합의
새로운 자본주의의 다섯 가지 역설
공적 영역의 재봉건화
| 2장 | 디지털 지배
정복의 시대
알고리즘 기반 통치와 감시 자본주의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농토
사회적 통제의 자동화
| 3장 | 무형 자산의 임대료 수익자
세계화와 지적 독점화
지대 메커니즘
독점의 혼란
| 4장 | 기술 봉건주의 가설
봉건주의란 무엇인가?
기술 봉건주의의 논리
결론 사회화의 행운과 불행
부록 I 생산성과 물가지수, 매우 정치적인 질문들
부록 II 힙스터 반독점과 시카고
아마존의 역설 | 경쟁의 한계
감사의 말
옮긴이의 말
◆ 기술 봉건주의란 무엇인가?
봉건주의는 서유럽 중세 사회의 조직과 관련된 역사적 개념으로 매우 독특한 사회경제적 형태를 지칭하는 명칭이기도 하다. 9세기와 10세기 중세 서유럽은 “소수의 권력자들이 대다수의 농민을 착취하며 압도적으로 지배하는 급격히 계층화된 사회”였다.
역사가들은 봉건 사회를 이해하기 위해 세 가지 기본 범주인 도미니움, 농노제, 봉신관계를 활용한다. 봉건 사회에서는 정치와 경제가 구분되지 않으며, 폭력이 지배적인 규율 원칙으로 작용한다. 이러한 이유로 봉건적 관계는 지배와 보호라는 문제를 중심으로 조직된다. ‘지배자와 피지배자 간의 사회적 관계’를 뜻하는 ‘도미니움’과 봉건제의 또 다른 핵심 제도인 봉신관계는 인구의 극소수인 귀족 계층에 한정된다. 이 비대칭적인 관계의 핵심은 토지에 대한 통제, 착취와 폭력을 기반으로 한 약탈이다.
놀라운 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기술혁명의 시대인 21세기에 웬 봉건주의 타령인가 의아해할 사람이 많을 것이다. 저자 세드릭 뒤랑은 현재의 사회경제적 상황이 단순히 과거 봉건주의적 양상을 띠고 있다는 데 주목하는 게 아니라, 이 문제들이 자본주의 체제를 위협할 뿐 아니라 개인의 자율성과 민주주의까지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음을 지적하고 경종을 울림으로써 전 세계가 암울한 디스토피아로 추락하는 사태를 막고자 하는 것이다.
잉여물이 생산과정에서 멀리 떨어진 영주의 손에 집중되어 비생산적으로 쓰이고 생산요소가 고정화되면서 생산성이 침체한 결과, 봉건제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그런데 지금처럼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함에 따라 극소수의 초국적 기술기업에 전 세계인이 종속되어 알고리즘적 통치의 감시 체제에서 ‘디지털 영지’에 얽매이는 상황이 계속된다면, 자본주의의 자정 기능을 잃을 뿐 아니라 결국 디스토피아 세계가 펼쳐질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더 늦기 전에 ‘기술 봉건주의’의 본질과 핵심을 꿰뚫고, 이에 속수무책으로 당하지 않도록 주체성을 강화해서 ‘충분히 발전한 개인’으로 거듭나야 한다.
◆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