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만든 세계 안에서 난 잘 살아갈 것이다.
그리고 언젠가 우린 꼭 다시 만날 거다.”
겨울이 지나고 피어난 노란빛 봄꽃처럼,
우리 곁에 도착한 가장 따뜻한 사랑 이야기
하반신 마비 장애로 병원에 장기 입원 중인 열두 살 ‘호’에겐 따분한 병동 생활을 이어 가는 노하우가 있다. 병실 천장의 정사각형 패널 열여섯 개를 빙고 판 삼아 빙고 게임하기, 병원 도서관에서 책 빌려 읽기, 그중 마음에 드는 책은 읽고 또 읽기. 어느 날 호는 좋아하는 책을 읽다가 또래 친구가 그린 듯한 그림을 발견하고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그 옆에 메모를 남긴다. 며칠 뒤, 같은 병원에 입원 중인 ‘새롬이’에게서 답장이 도착한다. 책에 메모지를 붙여 편지를 주고받기 시작한 두 아이는 가족에게조차 말할 수 없는 속마음을 털어놓고, 빙고 게임을 하고, 읽은 책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다 어느새 비 온 뒤 맑은 날 함께 산책하는 사이가 된다. 이제 서로가 없는 병원은 상상할 수 없는데, 갑작스럽게 호의 퇴원이 결정되며 이야기는 뜻밖의 결말로 향한다.
『4×4의 세계』로 제29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원고 공모 대상을 수상한 조우리 작가는 2019년 작품 활동을 시작한 뒤 『어쨌거나 스무 살은 되고 싶지 않아』 『오, 사랑』 등 경쾌하고 생동감 넘치는 필치의 소설을 꾸준히 발표하며 청소년소설 분야에서 입지를 굳혀 왔다. 작가가 처음으로 펴낸 동화 『4×4의 세계』는 그동안 동화에서 자주 다뤄지지 않은 장기 입원 아동을 주인공으로 내세우면서도 장애, 질병에 관한 서사 대신 두 주인공의 풋풋한 감정을 그리는 데 주목한다. 전 세대가 공감할 만한 주제 의식을 탁월하게 담아내며 장편동화의 진면목을 보여 주는 수작으로, 생(生과 사랑에 대한 반짝이는 통찰이 책을 펼친 독자들을 단숨에 사로잡을 것이다.
“넌 누구야? 어느 병실에 있어?”
“몇 호실인지는 비밀이야. 넌 누군데?”
책, 편지, 빙고… 둘만의 세계를 흐르는 애틋한 마음과 단단한 용기
병실과 재활 치료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