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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공심이의 비밀 일기 - 대원불교문화총서 8
저자 김임천
출판사 운주사
출판일 2025-03-17
정가 16,000원
ISBN 97889574686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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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엄마의 질문·7
2. 철쭉꽃이 된 공심이·49
3. 친구 로또·91
4. 지렁이의 노래·131
5. 일기에 감춘 비밀·173
글을 마치면서·213
“뭐라고? 놀 먹?”
“네.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놀고먹기만 하면 된답니다. 어떻게 하면 재미있게 놀 수 있는지 그 방법조차도 챗-사부가 다 가르쳐줘요. 놀이가 지겨워질 때가 되면 알아서 다른 놀이를 찾아주죠.”
엄마는 한숨을 쉬면서 고개만 계속 흔들었다.
“아니야. 아니야. 이건 아니야. 그놈의 챗-사분가 뭔가 하는 물건이 아이들을 바보 멍텅구리로 만드는구나! 너처럼 생각 없이 사는 생명을 어찌 인간이라고 할 수 있을까? 단백질로 만든 기계지.”
공심이와 같은 생각을 하는 아이들이 한둘이 아니었다. 엄마들끼리 만나면 털어놓는 고민이 토씨까지 같았다.
“애들이 도무지 공부할 생각을 안 해요. 저대로 내버려둬도 괜찮을까요?”
“괜찮긴요. 바보가 되는데…”
“현실이 그런 걸 어떡해요. 챗-사부가 출현한 세상이니 거기에 맞춰서 살아야죠. 꼰대 소리 듣지 않으려면 아이들의 일은 아이들에게 맡기세요. 그들의 인생은 그들의 것이니까요.”
……
공심이는 갑자기 솜털이 꼿꼿이 서는 느낌을 받았다. 아무리 발버둥을 쳐도 부처님 손바닥의 원숭이처럼 챗-사부의 그늘을 벗어날 수가 없었다. 공심이는 이미 오래전부터 챗-사부의 통치를 받는 충실한 백성이 되어 있었다. 공심이는 갑자기 한겨울에 부는 바람 같은 공포감에 휩싸였다. 챗-사부의 말대로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했지만 다른 선택은 없었다. 당장 내일 제출해야 하는 숙제부터 막혔다. 직접 자료를 찾아서 정리할 자신이 없었다. 공심이는 눈을 감고 생각에 잠겼다.
‘챗-사부 없는 삶은 불가능할까? 아무래도 그렇겠지? 엄마의 생각이 옳았던 거야. 하지만 이젠 너무 늦었어.’
그런 생각 한편으로 포기할 때마다 강조하시던 엄마의 말씀이 떠올랐다.
“공심아. 늦은 때란 없어. 해야 할 일을 아는 때가 바로 시작하는 때란다.”
……
‘챗-사부만 믿고 아무 생각 없이 엄벙덤벙 살면 안 되는 거였어. 그렇게 사는 건 결코 나에게 주어진 배역이 아니야.’
공심이는 문득 챗-사부에게 맡겨놓은 자신의 삶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