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시대에 전하는 선물의 진정한 의미
아이폰과 아이패드가 전 세계를 휩쓸고, ‘언박싱’(unboxing 영상이 소셜 미디어를 장악하던 시기에 출간된 이 책은 특별한 울림을 선사했습니다. 주인공 아서가 아빠의 옷장에서 발견한 포장된 상자는 무한한 상상의 문을 엽니다. 케이크를 상상할 때는 생일 파티의 즐거움이, 돛단배를 상상할 때는 연못에서의 모험이, 배구공을 상상할 때는 친구들과의 어울림이 함께 피어납니다. 디지털 시대의 물질 만능 주의 속에서 이 책은 우리에게 진정한 선물의 의미가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합니다.
상상에서 나눔으로 완성되는 성장 이야기
매년 스카프만 보내는 거트 이모, 장갑만 주는 토니 삼촌의 이야기를 통해 선물이 지닌 관계적 의미를 재치 있게 풀어내던 이야기는 예상치 못한 결말로 이어집니다. 생일을 하루 앞둔 아서는 자신의 선물을 가난한 아이들을 위해 기부하기로 결심합니다. “내가 먹는 사과보다 남에게 건네는 사과가 더 값지다.”라는 책의 첫 문장은 이야기가 끝난 뒤에도 독자의 마음속에 오래도록 울립니다. 아서의 선택은 어린이에게는 나눔의 의미를, 어른에게는 물질을 넘어선 가치의 소중함을 일깨워줍니다.
밥 길의 예술성이 돋보이는 시각적 특징
밥 길은 이 책에서 그만의 독특한 작품 세계를 보여주는 단순하고 대담한 선, 강렬한 색채 대비를 통해 아이의 상상력을 효과적으로 표현합니다. 특히 책 전체를 관통하는 시각적 모티프인 반짝이는 별무늬 포장지에 싸여 빨간 리본으로 묶인 상자는 마지막 장면에서 나눔의 상징으로 승화됩니다. 아서가 상상하는 선물들은 최소한의 선으로 최대한의 표현을 이끌어내는 밥 길의 탁월한 예술 감각을 보여줍니다.
번역가 민구홍의 특별한 경험이 더해진 의미 있는 메시지
번역은 미술 및 디자인계에서 활동하는 작가 민구홍이 맡았습니다. 「옮긴이의 글」에서 민구홍은 2024년 크리스마스의 개인적인 경험을 통해 선물의 의미를 되새깁니다. “우리는 살면서 수많은 선물을 주고받습니다. 특별한 날을 기념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