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말
1부
1장 | TV소년 준호
2장 | 미래소년 코난 I
3장 | 미래소년 코난 II
4장 | 만화의 광맥
5장 | 소설과 불화한 추리광
6장 | 시대라는 텍스트 혹은 컨텍스트
6-1장 | 부조리와 욕망의 스승, 김기영과 이마무라 쇼헤이
7장 | 히치콕의 거대한 그림자
7-1장 | 히치콕과 봉준호의 공통 유전자
7-2장 | 봉준호의 케이크
2부
봉준호와의 대화: ‘나’라는 텍스트를 말한다
3부
1장 | 원초적 흥분, 잊혀진 장르 영화의 기억
2장 | 봉준호의 만신전: 베스트 영화 10
3장 | 봉준호의 이 한 장면: 베스트 신 10
부록
하마구치 류스케가 봉준호에게 배운 것
모두가 기다렸던 방식으로 ‘봉준호’를 말한다
“부끄럽지만 이것이 나의 지난 이야기다. 과거의 마침표이자 미래의 출발점으로 삼고 싶다.”
봉준호(영화감독
2025년 3월 현재 봉준호 감독의 신작 <미키 17>이 개봉되어 관객들과 만나고 있다. 봉준호는 이제까지 일곱 편의 장편을 선보였다. 대부분은 비평적 찬사를 받았고, 네 편은 광범한 대중적인 성공을 거두었다. 그의 영화를 눈여겨봐온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그는 한 번도 전작의 성공 공식에 기대 다음 작품을 만든 적이 없다. 실제 미제 사건을 미결의 범죄스릴러로 재현한 두번째 장편 <살인의 추억>(2003, 불과 110억 원의 제작비로 괴수가 단 125숏에만 등장하는 희귀한 크리처 영화 <괴물>, 아들의 살인죄를 숨기기 위해 목격자를 살해한 엄마가 관광버스에서 춤추는 장면으로 끝나는, 떠올리기조차 힘든 괴이한 범죄스릴러 <마더>, 유명 할리우드 배우들을 대거 기용한 대형 국제적 프로젝트 <설국열차>(2013와 <옥자>(2017, 그리고 다시 한국적 상황으로 돌아와 초대형 세트에서 홍수의 재난을 만들어낸 <기생충>에 이르기까지, 봉준호는 자신을 탈진시킬 정도로 모험적인 프로젝트가 아니라면 도무지 흥미가 없다는 듯, 도전적인 작업을 계속해왔다.
어떤 영화를 본 뒤에 그 영화를 만든 감독의 머릿속을 열고 들여다보고 싶은 충동을 느낄 때가 있다. 아마도 그 영화가 예상치 못한 지적 감정적 충격을 주었거나, 작품의 화술과 기예가 너무도 경묘해 찬탄을 불러일으켰을 때일 것이다. 이 책의 필자들에겐 봉준호가 그런 감독이다. <괴물>(2006에서 송강호 가족이 합동 장례식장에서 바닥을 뒹굴며 난동과도 같은 합동 오열을 할 때, <마더>(2009에서 취조 형사 송새벽이 뜬금없이 세팍타크로 강의를 늘어놓다 돌연 용의자 원빈의 입에 물린 사과를 돌려 찰 때, <기생충>(2019에서 피와 땀이 범벅된 지하실 남자가 벽에 머리를 박다가 충혈된 눈을 부라리며 “리스펙”이라고 소리 지를 때, 이 예측 불가능하지만 너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