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말
1부 유인
1장 사전적 관점과 사후적 관점
2장 효율성의 개념
3장 한계적 사고
4장 단독 소유자
5장 최소비용 회피자
6장 행정 비용
7장 지대
8장 코스 정리
2부 신뢰, 협력 그리고 복수의 행위자들을 위한 기타 문제들
9장 대리_에릭 포즈너 공저
10장 죄수의 딜레마
11장 공공재
12장 사슴 사냥
13장 치킨 게임
14장 폭포
15장 투표의 역설
16장 억제된 시장_솔 레브모어 공저
3부 법학
17장 규칙과 기준
18장 미끄러운 경사길_유진 볼로흐 공저
19장 음향 분리
20장 재산권 규칙과 책임 규칙
21장 기준
4부 심리학
22장 지불 의사액과 수용 의사액: 소유 효과 및 관련 개념들
23장 사후확증 편향
24장 틀 짜기(프레임 효과
25장 닻 내림 효과
26장 자기고양적 편향(귀인 오류를 중심으로
5부 증명 문제
27장 추정
28장 입증 기준
29장 곱의 법칙
30장 기저율
31장 가치와 시장
법은 낭비를 싫어하고, 판사도 낭비를 싫어한다
법을 대하는 사람들이 기억해야 할 단 하나의 사실은 ‘법은 낭비를 싫어한다’는 것이다. 법적 상식은 언제나 낭비에 대한 우려 혹은 비용 및 이익에 대한 감각에 기초한다.
예를 들어 소 한 마리가 길을 헤매다가 차와 충돌했다고 하자. 차가 파손되자 운전자는 소를 키우는 목장주에게 수리비를 배상받으려고 소송을 제기한다. 소가 사유지를 벗어나지 못하도록 방지하지 못했으므로 주인에게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과연 이런 소송이 승소할까? 저자는 법률가라면 이 사건에서 목장주가 사고를 막기 위해 합당한 주의를 기울였는지 여부만 따질 거라고 말한다. 여기서 ‘합당함’이란 ‘완벽함’을 뜻하지 않는다. 법원은 목장주가 철조망을 설치했더라도 소가 탈출해 충돌 사고를 일으키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보며, 이 경우 목장주는 배상할 의무가 없다. 어떻게 이런 결과가 나올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답하는 데 가장 중요한 기준은 ‘낭비’다. 어떤 소도 탈출하지 못하게 하는 유일한 방법은 목장 주변에 높은 담을 둘러치고 경비원을 두는 것이겠지만 그러려면 엄청난 돈이 든다. 이는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하더라도 비용 낭비가 심해 지지하기 어렵다. 그보다 훨씬 더 적은 돈이 드는 철조망 설치는 설령 예기치 못한 사고를 유발하더라도 상당한 보호 효과를 발휘하므로 충분하다. 즉 법관은 이런 사건에서 피해자의 비용만이 아니라 사회 전체적으로 발생하는 비용의 총합을 고려하므로 현 상태로 내버려두는 게 최선이라고 결론 내릴 수 있다. 결국 이 운전자는 스스로 손해를 부담해야 한다. 목장 주인이 더 이상 할 수 있는 일이 없기 때문에 그에게 부담을 지우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저자는 곧장 이와 유사한 사례를 반복해서 제시한다. 크리켓 경기장에 10피트 높이의 담장이 쳐져 있다. 어떤 사람이 친 공이 이 담장을 넘어가 이웃 주민에게 상해를 입혔다면 그 주민은 경기장 소유주에게 배상을 요구할 수 있을까? 그 주민은 담장을 5피트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