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판 서문
형법총론 제7판에 이어 이번 형법각론 제9판부터는 노수환 교수와 공동집필을 하게 되었다. 총론 서문에서도 언급하였듯이 노수환 교수는 사법연수원을 수석으로 졸업한 후 판사와 변호사로서 15년 넘게 법률실무에 종사한 뒤 2009년부터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로 근무하고 있다.
법학은 천재의 학문이 아니고 상식과 지혜에 기반을 둔 학문이다. 지혜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조건이 필요하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욕심을 버리는 것이다. 훌륭한 법률지식을 갖춘 사람들이 법기술자, 법꾸라지로 전락하는 현실을 많이 보게 된다. 모두 물욕, 권력욕, 명예욕 같은 헛된 욕심 때문이다.
필자가 보기에 노 교수는 욕심이 없고, 욕심이 있다면 봉사욕심이 있는 사람이다. 학문 후속세대를 위해서 거액을 쾌척해서 (사한국법령정책연구원을 설립하였고, 이웃과 사회정의를 위해 자기 희생을 마다하지 않는다. 불의를 보면 잘 참아지는 성격의 필자가 보기에는 불의를 보면 못 참는 성격이 노 교수의 유일한 단점이다.
그러나 필자는 노 교수의 성격과 실무와 이론을 겸비한 그 실력에 기대를 건다. 기존 필자의 단독저서에 나타난 불의들을 참지 말고(참지도 못하겠지만 바로 잡아 훌륭한 교과서로 발전시켜 주기 바란다. 필자 역시 헛된 욕심을 버리고 형법학도와 우리 사회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교과서를 만드는 데에 협조를 아끼지 않을 것이다.
승부의 세계에서 제자가 스승을 이기는 것은 패륜이 아니라 보은이라고 한다. 스승을 이기는 제자를 배출하지 못한 스승은 실패한 스승이라는 것이다. 형법학은 승부가 아니고 필자와 노 교수는 10년 선후배 사이지만, 후배가 선배의 오류와 단점을 시정하여 더 훌륭한 책으로 발전시키는 것은 후배의 성공일 뿐만 아니라 선배의 성공이기도 하다. 필자도 성공한 선배가 되고 싶다!
이 책의 출간을 위해 수고하여 주신 박영사의 안종만 회장님, 안상준 대표님, 조성호 이사님, 장유나 차장님을 비롯한 직원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