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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저녁이면 눈 냄새가 난다 - 위고의 그림책 (양장
저자 사라 스트리츠베리
출판사 위고
출판일 2025-03-01
정가 15,000원
ISBN 97911930442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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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천선란 추천 그림책
“그리움이 내린, 누군가 영영 숨어 버린 쓸쓸한 세상에 남겨진 것이
나만이 아니라는 위로가 이곳에 있다.”

“저녁이 되면 눈 냄새가 나.”
: 겨울 저녁, 그리움이 눈처럼 내린다

금방이라도 진눈깨비가 내릴 것 같은 초겨울의 풍경에서 빨간 누비옷을 입은 늑대가 가만히 그네에 앉아 있다. 늑대는 생각한다. 누군가 자기를 부를 때까지 계속 밖에 있겠다고. 지난겨울은 즐거웠는데 지금은 나무 위 까마귀들도 화가 난 것처럼 보이고 쓰레기통에 사는 쥐들마저 보이지 않는다. 늘 재미있는 일을 만들어내던, 어디에서든 반짝이는 것들을 발견하곤 했던 ‘너’, 작은 늑대가 곁에 없기 때문이다.
여느 때처럼 숨바꼭질을 하느라 즐겁던 지난겨울 어느 저녁, 술래가 된 ‘나’는 있는 힘껏 빨리 천을 센다. “하나, 여덟, 스물둘, 스물아홉, 마흔하나, 서른다섯, 쉰여섯, 아흔여덟, 천! 이제 찾는다!” 나무 기둥 뒤에 몸을 숨긴 너와 친구들을 얼른 찾아내 한바탕 웃게 되리라고 상상하면서, 마구 건너뛰고 순서도 틀리면서 숫자를 센다. 재빨리 천을 세고 돌아보았는데, 너는 아무 데도 없다. 불 꺼진 집들만 나를 둘러싸고 있다. 금방이라도 네가 나타나 축축해진 벙어리장갑으로 눈을 가리고선 “넌 없어진 것을 찾는 데 영 소질이 없구나!” 하면서 깔깔거릴 것만 같은데….

누구에게나 마음속에 비슷한 장면이 새겨져 있을 것이다. 한때 나의 세상을 온통 반짝이게 한 존재를 어느 순간 잃어버렸다면, 언제나 나를 웃게 했고 함께 있으면 무슨 일이든 일어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을 주던 존재가 돌연 사라진다면, 한동안 나는 그 순간에 붙박인 채로 살아가지 않을 도리가 없게 된다. 겨울 저녁 공기가 머금고 있는 눈 냄새는 나를 바로 그 순간으로 데리고 가면서 내내 간직하고 있던 그리움을 다시 불러낸다.

그리움 속에서 만나는 삶의 여러 장면들
: 무언가를 찾고 있을 때 우리는 다른 것을 만나기도 한다

“거기 누구 있어?” 늑대는 힘껏 외쳐보지만 아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