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세상에 전염병처럼 번져 가는 싸움을 멈춰라!
이른 아침, 나로가 무거운 발걸음을 이끌고 등굣길에 오릅니다. 어여쁜 상상을 몽글몽글 피워 올리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잔뜩 풀죽은 모습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상상력이 뛰어난 아이 나로가 왜 이렇게 된 걸까요?
요즘 나로네 반에서는 싸움이 끊이질 않습니다. 아이들은 서로 눈만 마주치면 서로 삿대질을 하고 주먹을 휘둘러 댑니다. 총알만 날아다니지 않을 뿐 전쟁터가 따로 없습니다. 수업 분위기는 또 어찌나 싸늘한지. 선생님은 아이들 속도 모르고 수업 태도가 좋아졌다며 기뻐하시지만, 나로는 정말이지 학교 가기가 싫습니다.
하지만 집에서 혼자 노는 것도 싫긴 마찬가지입니다. 지루해서 몸살이 날 지경입니다. 나로는 참다못해 강아지 펄럭이를 끌고 어슬렁어슬렁 놀이터로 나갑니다. 누구라도 말을 걸어 오면 못 이기는 척 놀아 줄 셈이었지요. 그런데……
“너, 나랑 같이 좀 가자!” 강아지 펄럭이가 사람처럼 벌떡 일어나 말을 건넵니다. 얼마 전에도 겪은 일이건만, 나로는 그새 까맣게 잊어버리고 기함을 합니다. “너, 도, 도대체 정체가 뭐야?” 정체가 뭐긴 뭐예요. 상상 세계 이루리아에서 온 특수 요원이지요.
펄럭이 말에 따르면 나로네 반에서 싸움이 끊이지 않는 건 이루리아에 문제가 생긴 탓이랍니다. 이대로 두면 온 세상에 싸움이 전염병처럼 번질 거라는데 어떡하겠어요. 세상에서 가장 뛰어난 나로의 상상력을 빌려 줄 수밖에요.
펄럭이 손에 이끌려 다시 이루리아로 간 나로는 어둠의 해적단을 이끄는 꿀꺽 선장이 끔찍한 음모를 꾸미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꿀꺽 선장은 마음에 안 드는 건 뭐든지 한입에 꿀꺽 삼켜 버리는 고약한 악당이라는데요. 나로와 펄럭이는 이번에도 어둠의 세력을 물리치고 위험에 빠진 친구들과 세상을 구해 낼 수 있을까요?
아이들이 꿈꿀 수 있도록 현실의 틈을 벌려라!
작가 김영진이 이 이야기를 떠올린 건 집 근처 놀이터에서였다고 합니다. 작가가 어릴 적 같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