뭉게뭉게 수증기 속에서 피어오르는 추억
목욕탕에서 쪼르륵 마시던 바나나 우유 한 모금!
어린 시절, 목욕탕에서 마신 바나나 우유의 달콤한 맛을 기억하나요? 찬 바람이 부는 겨울날, 뜨거운 김이 모락모락 나는 뜨끈한 탕에 앉아 온몸이 노곤해질 때까지 몸을 녹이고, 불린 때를 박박 밀고 난 뒤 뽀드득뽀드득 거품을 내서 몸도 마음도 개운하게 씻어 내는 곳. 게다가 마지막엔 바나나 우유 한 모금을 쭉 들이키기까지! ‘목욕탕’이란 어린 시절의 추억들이 새겨져, 떠올리기만 해도 마음이 몽글몽글해지고 진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마법의 장소와도 같지요.
《바나나 우유 목욕탕》은 바로 그 따뜻한 목욕탕의 추억을 되새기는 그림책이에요. 이 책의 주인공인 정이는 한 달에 한 번씩 엄마와 언니랑 함께 목욕탕에 가요. 하지만 수줍음이 많고 소심한 정이에게 목욕탕은 아직 낯설고 불편한 곳이지요. 모르는 사람 앞에서 옷을 벗어야 하고, 뜨거운 수증기도 답답하고, 때를 미는 것도 아프기만 해요. 온탕에 앉아서 ‘시원하다!’ 말하는 어른들은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어요.
그런 정이를 버티게 해 주는 것은 바로 목욕이 끝난 뒤 마시는 바나나 우유 한 모금이에요. 아무리 목욕탕이 싫어도, 목욕탕에서 먹는 바나나 우유만큼은 백 배, 천 배 더 맛있는 법이거든요. 그런데 정이는 이날 목욕탕에서 잊을 수 없는 마법 같은 순간을 경험하는데…… 과연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요?
목욕탕 물이 노랗게 바뀌는 포근한 판타지
달콤하고 향긋한 바나나 우유 목욕탕 속으로 퐁당!
정이와 달리 장난기가 많고 당찬 언니 진이는 휙휙 옷을 벗고선 와다닥 냉탕으로 뛰어들었어요. 정이도 언니를 따라 냉탕에 발가락을 담가 보지만, 차가워서 곧바로 뺐지요. 그러자 언니가 ‘겁쟁이’라 놀려 댔어요! 화가 난 정이는 언니랑 실랑이하다 냉탕 속으로 첨벙 빠져 버렸어요.
정이가 천천히 눈을 뜨자 탕 속 물이 노랗고 향긋한 물로 물들었어요. 올라와 보니 원래의 목욕탕은 온데간데없고, 바나나 우유가 잔뜩 흐르는 신비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