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는 글 : 당신의 첫 목욕은 언제였나요?
1부. 세계 목욕의 역사
1 문명의 시작점에서 함께하다 : 모헨조다로와 고대 그리스의 목욕 문화
2 테르마이, 뜨거운 곳 : 고대 로마의 공중목욕탕
3 더러운 것이 성스러운 것이다 : 초기 기독교의 목욕관
4 탕이 없어도 목욕을 할 수 있을까? : 이슬람의 공중목욕탕, 하맘
5 생겼다가 또 다시 사라진 목욕탕 : 십자군 전쟁 이후의 유럽
6 목욕, 명예를 회복하다 : 유럽 신흥 계층의 등장
7 셜록 홈스는 목욕이라면 사족을 못 썼다 : 산업 혁명과 도시화
8 깨끗함을 새로운 정체성으로 삼다 : 북미의 목욕 문화
9 영혼을 담은 증기를 쐬다 : 핀란드의 사우나
10 영혼을 정화하는 축제 : 인도의 쿰브 멜라
11 비슷하지만 다른 : 일본의 센토
2부. 한국의 목욕 문화
1 목욕으로 죄를 대신 갚다 : 삼국 시대의 목욕
2 개울에서 몸을 씻다 : 고려의 목욕
3 알몸을 보이는 것은 예가 아니다 : 조선의 목욕
4 온천을 찾는 자에게 큰 상을 내릴 것이다 : 조선의 온천
5 가장 가까이 있는 치료소 : 조선의 한증
6 약물로 몸을 씻어 건강을 기원하다 : 민간의 세시 풍속
7 씻지 않음은 곧 미개함이다 : 구한말의 위생 관념
8 기차 타고 온천 나들이 : 일제 강점기 목욕탕과 관광
9 차별과 감시의 공간 : 일제 강점기 조선인의 목욕탕
3부. 공중목욕탕과 현대 한국 사회
1 우리에게 필요한 건 테레비보다는 목욕탕: 공중목욕탕의 보급
2 너희 집에는 욕조 있어? : 주거 형태와 욕실의 변화
3 오르기만 하고 내려오진 않아 : 목욕탕 이용 요금 변천사
4 이 수건은 훔친 수건입니다 : 공중목욕탕 이용 예절
5 유흥과 사치의 공간이 되다 : 강남 개발과 고급 사우나
6 집 같지만 집 아닌 장소 : 한국인과 찜질방
7 누구나 때가 있다 : 때밀이와 이태리타월
8 서울은 네모, 경상도는 둥글 : 환경오염과 목욕탕 굴뚝
9 목욕탕은 추억으로 남아 : 동네 목욕
“어떤 목욕 방식을 좋아하세요?”
목욕에는 몸을 깨끗하게 하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
목욕탕 풍경을 떠올려보자. 가운데 있는 온탕과 열탕에서 어른들이 몸을 풀고, 건너편에 있는 냉탕에서 아이들이 첨벙거린다. 수도꼭지 앞 플라스틱 의자에 앉아서 이태리타월로 때를 밀고, 샤워기 물을 맞으며 머리를 감고 몸에 비누칠을 한다. 어떤 사람들은 목욕관리사에게 등을 맡기고, 탈의실에서는 동네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떠들고 있다. 무척이나 익숙한 목욕탕 풍경이다. 그런데 우리에게 친숙한 이런 공중목욕탕의 모습은 다른 나라, 다른 시대의 사람들에게 매우 낯설게 느껴질 것이다.
목욕은 동물의 본능적인 습성인 동시에 인류의 문화이기도 하다. 인간이 목욕하는 방식은 시대와 문화권에 따라 계속해서 달라져 왔다. 증기를 쬘지, 탕에 전신을 담글지, 때를 밀지, 씻는 대신 옷을 갈아입을지는 문화에 따라 달라진다. 조선 시대에는 타인에게 알몸을 보이는 것을 무례하다고 생각해서 전신욕을 잘 하지 않았지만, 고대 로마인들에게 공중목욕탕은 매일 들러야 하는 필수적인 사교 활동의 장이었다.
이인혜 저자는 국립민속박물관에서 학예사로 근무하는 동안 전국 각지의 목욕탕을 돌아다니며 목욕탕 문화를 연구했다. 『씻는다는 것의 역사』는 하루에도 두 번씩 목욕하며 동네 목욕탕을 찾아다닌 저자의 경험과 연구를 고스란히 담았다. 위생 관리 방법, 공공복지, 속죄 행위, 종교 의식, 사교 활동, 계몽 운동…. 오늘날 일상이 된 목욕에는 다양한 의미가 담겨 있다. 인더스 문명의 목욕탕 유적부터 오늘날 한국의 동네 목욕탕까지, 목욕을 둘러싼 흥미진진한 역사적 이야기들을 살펴보자!
문화가 된 목욕, 변화하는 목욕 풍경
인류는 언제부터 목욕을 해왔을까?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목욕의 흔적은 유적은 인더스 문명의 모헨조다로 유적에 있다. 기원전 3000년 전에 형성된 고대 도시 모헨조다로의 곳곳에는 수로와 우물이 있고, 중앙에 대목욕탕이 자리 잡고 있다. 목욕은 인류 문명과 함께해 왔지만, 사실 인간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