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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내 눈에 무지개가 떴다 - 사계절 동시집 22 (양장
저자 함민복
출판사 사계절
출판일 2025-02-26
정가 13,000원
ISBN 9791169813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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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말

1부 비밀은 깜깜
나도 몰래|강아지 산책|참새 발가락|소리 당번|꽃들의 비밀|고양이와 연못|소방차|바람은|와락, 엄마 위로하기|대나무|내 눈에 무지개가 떴다

2부 가두고 갇혀 있고 들어가고
저울은 잘못이 없다|착한 핑계|번개|홍매화|주걱과 미끄럼틀|튀밥|냉장고 문 빨리 닫아라!|인형|게임|버스의 꿈|밤새 눈 내린 아침

3부 울음 지고 피어나자
혼자 집을 보며|질문 속 답|바람의 발|꽃비와 빗꽃|바쁘다 바빠|허리|거울 2|지구 이불|나팔꽃|꽃 앞에서|새 식구|몰라|환한 가을|은행나무

4부 째―각 째―각, 우리 간다
기차 발자국|장마|발뒤꿈치|숨바꼭질|쌀과 빵|세월의 시계|시계 소리|두더지|똥탑|
오징어|징검다리

해설│우경숙
작고 사소한 존재로부터
“무지갯빛 생각의 춤”이 피어오른다

작은 연못에는 누가 다녀갈까. 물을 터로 삼는 생물뿐만 아니라, 시인은 연못에 비친 무지갯빛 존재들을 모두 끌어안는다. 자본주의에서 소외된 이들에 주목하며 시를 써 온 그의 세계관은 있는 그대로를 눈여겨보는 어린이들의 세계와 일견 맞닿는 구석이 있다. 시인은 작은 존재가 지르밟고 간 무지갯빛 흔적에 귀를 기울였다.

고양이는 부드러운 눈보다
딱딱한 얼음을 좋아하나 보다

아니, 얼음장 아래 갇힌
금붕어들 숨이 막혀 죽을까 걱정되어
숨구멍을 뚫어 주려 했었나 보다

한곳만을 반복해 핥다 간
고양이 혓바닥 자국
옴폭!
- 「고양이와 연못」 부분

연못에 새겨진 “고양이 혓바닥 자국”에서 고양이보다 더 작은 금붕어의 숨결을 떠올리는 시인의 눈길은 계속해서 우리가 무심코 지나친 작디작은 존재에게로 향한다. 복숭아나무 잔가지는 참새의 가느다란 발가락에 비하면 오히려 너무 굵고(「참새 발가락」, “하얗게/ 질려/ 매끄럽던 살갗이/ 까슬까슬”해진 튀밥의 몸체에서 처음 세상으로 나서는 어린이의 두려움을 떠올리는가 하면(「튀밥」, 시침, 분침도 아닌 초침의 “째-각, 째-각, 째-각” 소리에서 “지나온 시간 속으로/ 되돌아가고 싶은 사람들 마음”을 아로새긴다(「시계 소리」. 함민복 시인에게는 거대한 이들보다 작은 것들의 목소리가 더욱 생생하다. 작은 목소리가 층층이 쌓인 이 동시집은 누구보다 어린이들의 고개를 주억거리게 만들 것이다.

“마음속에도 연못이 있습니다. 동심이 파 놓은 연못입니다. 부드럽고 따뜻한 설렘과 푸른 호기심이 늘 출렁거립니다. 그 투명한 연못이 비춰 준 무지갯빛 생각의 춤들을 여기 시로 옮겨 보았습니다.” - 시인의 말에서

홀로 우뚝 설 수만은 없는,
저마다의 손을 맞잡고 나아가는 세계

동시집의 대문을 연 시 「나도 몰래」에는 함민복 시인이 지향하고, 또 모두가 일구어 나갔으면 하는 삶이 깃들어 있다. “웃고 있는 아기를 보면/ 따라 미소가 번지”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