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달음에 이르는 지혜의 정수 반야심경,
선(禪의 눈으로 통찰하다
동아시아 불교에서 가장 널리 독송되는 대표적인 경전인 반야심경은 깨달음에 이르는 지혜의 정수가 담겨 있는 경전이다. 260자도 안 되는 짧은 경전이지만, 불교의 모든 가르침과 팔만대장경의 모든 심오한 가르침이 이 속에 포함되어 있다.
이처럼 중요한 경전임에도 반야심경의 가르침을 바르게 이해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며, 그 가르침을 오해하여 오도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런 오류들을 바로잡고 반야심경을 바르게 이해하여 깨달음의 눈을 뜰 수 있도록 무심선원 김태완 원장이 선(禪의 핵심을 찌르는 언어로 설법을 했다.
오해의 예를 하나 들어보자. ‘색즉시공 공즉시색’은 불자들은 물론이고 반야심경을 모르는 사람들조차도 다 들어보았을 반야심경의 가장 유명한 구절이다. 색즉시공 공즉시색이란 “색이 바로 공이고, 공이 바로 색이다”라는 뜻이며, 바로 앞 구절인 색불이공 공불이색은 “색은 공과 다르지 않고, 공은 색과 다르지 않다”는 뜻이다.
사람들은 흔히 이 구절을 “색이라는 것이 따로 있고 공이라는 것이 따로 있으며, 이 두 가지가 다르지 않다”는 식으로 이해한다. 그러나 지은이에 따르면, 이는 이 구절을 오해하는 것이다. 독립적으로 분별되는 색이 따로 있고, 아무것도 없는 허공인 공이 따로 있다는 뜻이 아니기 때문이다. 색이라는 개념을 세우고 공이라는 개념을 분별하면 <반야심경>을 잘못 읽는 것이며, 물리학을 인용하여 색즉시공 공즉시색을 설명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역시 오해하는 것이다. 그런 이야기가 아니기 때문이다.
지은이는 공과 색이 연기적인 관계에 있음을 설명하고, 개념들에 집착하는 대신 분별망상에서 벗어나 지금 당장 여기에 있는 실상을 보라고 한다. 선사답게 시종일관 불이법(不二法에 충실하며, 모든 분별망상의 너머에 있는 이 ‘하나’를 곧장 가리킨다.
그동안 반야심경을 교리적으로 설명하거나 이런저런 개념과 이론을 동원하여 설명한 책들은 많았다. 하지만 선(禪의 눈으로 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