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거리로 쏟아져나온 동물들의 외침
“우리도 생명이다! 우리는 스테이크가 아니다!”
인류 역사에서 동물은 언제나 중요한 존재였다. 동물들은 우유와 알, 고기를 주는 식량으로, 짐을 끌거나 사람을 태우는 이동 수단으로, 사냥과 농업, 전쟁의 필수 요소로 다양하게 활용되었으며 곁에서 위안을 주는 애완동물이었다가 이제는 삶을 함께하는 반려동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오늘날 동물들은, 그동안 배제되어 왔지만 이제는 행복할 권리를 되찾아야 할 우리 사회의 일원으로 여겨진다. 동물이 인간에게 일방적으로 이용당하고 착취당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생각. 그리하여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에서 동물들이 주창한 “모든 동물은 평등하다”는 선언을 의심하는 사람은 없어 보인다. 하지만 육식 문제는 여전히 딜레마다. 잡식 동물 인간이 동물의 고기를 먹는 건 피할 수 없는 일일까?
그림책 『동물들이 파업했대요!』는 제목 그대로 동물들이 파업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어느 날, 농장과 우리에서 뛰쳐나온 동물들이 피켓을 들고 행진을 시작한다. 더 이상 스테이크나 소시지가 되지 않겠다는 이유다. 우리도 생명이다! 물건이 아니다! 우리도 행복하게 살고 싶다! 동물답게 살고 싶다는 주장은 지구 오염의 주범인 인간에게 책임을 묻는 구호로도 이어진다. 지구는 인간 혼자 쓰냐, 바다 오염 책임져라! 자신들의 고통을 호소하던 동물들이 문제의 근본으로 파고들어 인간 본위의 사고방식을 지적하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만물의 주인 인간이 한낱 동물을 먹고 이용하는 것은 당연한 자연의 법칙 아닐까? 미트볼 식당의 주인 마르셀이 항의하자 동물들은 대답한다. “그렇게 고기가 좋으면, 당신의 반려견을 먹지 그래요!” 급기야 마르셀의 반려견 소시지까지 시위대에 합류한다. 인간이 고기를 먹는 게 오래전부터 내려온 자연 법칙이라고 말하는 마르셀과 이제 세상이 바뀌었다고 말하는 동물 시위대. 모든 시위가 그렇듯 파업을 일으킨 동물들은 소란스럽고, 각자 자기 주장을 펼쳐놓는 사이 거리는 난장판이 되고 만다. 조용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