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序 8
01 내가 낳았지만 나의 것이 아니다 - 생이불유 生而不有 15
02 생生은 명命이다 - 안명 安命 31
03 거목은 목재가 되지 않았다 - 불물어물 不物於物 45
04 바다새 죽이기 - 이기양양조 以己養養鳥 61
05 강요된 사회성에 대하여 - 상망 相忘 77
06 부러진 칼날, 부모도 아프다 - 무후입유간 無厚入有閒 95
07 말없는 가르침 - 불언지교 不言之敎 111
08 자유로운 마음으로 변화를 타다 - 승물이유심 乘物以遊心 129
09 향유를 위한 소유 - 함닉 緘溺 147
10 나를 잃다 - 상아 喪我 161
11 마음의 공간 空間 - 악출허 樂出虛 173
12 일곱 개의 상수리 - 휴호천균 休乎天鈞 189
13 함께 있고 싶은 사람 - 재덕 才德 205
14 살기 위해 삶을 소모하다 - 외치 外馳 217
15 노래 부르는 아이 - 유 遊 233
후 後 248
이 책은 엄마가 된 장자 연구자가 언젠가 엄마가 될 딸을 위해 쓴 철학에세이다. 전국시대 제자백가 대부분이 태평성세를 꿈꿀 때, 장자는 모든 질곡桎梏(쇠사슬과 쇠고랑으로부터 해방된 개인의 자유를 꿈꿨다. 그는 자유를 억압하는 질곡의 실체를 파헤쳤고, 그것이 ‘나(ego’를 고집하고 확장시키려는 인간의 의지에서 비롯됨을 깨달았다. 장자는 자신의 글이 경전이 되고 자신의 메시지가 교리가 되는 것조차 경계하며, 읽는 이에 따라 다르게 읽히는 모호한 우화들을 남겼다. 저자는 장자의 우화들을 부모의 시선으로 읽고 해석해 들려준다.
보통의 부모교육서가 아이를 위해 부모가 갖추어야 할 지식과 기술을 다루는 데 비해, 이 책은 아이가 아닌 부모를 위해 쓰여졌다. 부모가 스스로를 옭죄던 마음의 질곡을 발견하고 자유로워지길, ‘나’를 비운 고요하고 평화로운 마음으로 아이를 있는 그대로 품게 되길 바라며.
아이는 부모 품에서 자란다. 부모 품의 크기가 아이가 살아갈 세계의 크기가 된다. 그 품의 온기가 아이가 타인과 세상을 바라보는 온도를 결정한다.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해 부모교육서나 아동심리학을 탐독할 필요는 없다. 품이 크고 따뜻한 사람이라면 그는 이미 좋은 부모다. 세상에서 가장 크고 넓은 품을 지닌 사람은 세상에서 가장 작은 사람이다. 자신을 둘러싼 광막한 세상과 알 수 없는 운명 앞에 소리 없이 기도하는 사람이다. 자신의 무지를 인정하고 처음처럼 세상을 바라보는 사람이다.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품을 지닌 사람은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다. 사랑한다는 이유로 희생하고 기대하고 상처 입고 상처 주지 않는 사람, 우린 그의 품에 기대어 쉬고 떠들고 놀다가 어떤 미안함도 없이 그를 떠나고 잊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