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성리학연구》는 退溪와 그 後學들을 일컫는 영남성리학파의 性理學을 연구한 책이다.
영남성리학파는 기호학파 못지않게 많은 論題들을 제기하고, 다양한 논의들을 전개했다. 요컨대 ‘理의 主宰’에 대한 해석, ‘理의 動靜’에 대한 해석, ‘理氣互發’에 대한 해석, ‘公正한 七情’에 대한 해석, ‘心의 본질’에 대한 해석, ‘心統性情’에 대한 해석 등은 학자들에 따라 各樣各色이었다. 이는 退溪의 後學들이 ‘한 사람의 獨自的인 哲學者’였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퇴계의 후학들은 율곡설을 근본적으로 부정하고 퇴계설을 고수하는 葛庵 李玄逸이나 淸臺 權相一 부류와, 율곡의 비판을 상당히 의식하고 퇴계설을 재해석하는 大山 李象靖이나 寒洲 李震相 부류로 나뉜다. 사실 퇴계의 호발설은 다양한 해석의 여지가 있었거니와, 그 후학들은 각각 자신의 철학적 입장에서 퇴계설을 해석했던 것이다. 따라서 영남성리학의 전개 과정은 퇴계학의 繼承發展 과정이며, 동시에 퇴계학의 變奏 과정이기도 하다. 이 책은 그에 대한 탐구의 보고서이다.
퇴계설과 율곡설은 애초에 서로 입각점이 달랐던 것으로, 서로 是非나 優劣을 다툴 성질의 것이 아니다. 이 점을 가장 분명히 인식했던 학자는 茶山 丁若鏞이다. 따라서 다산은 퇴계를 극도로 尊信하면서도, 율곡설에 대해서도 충분히 긍정했던 것이다. 이 책에서는 이 점을 염두에 두고 영남의 성리학을 논의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