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거시적인 문제의식을 가지되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하라는 말에 따라 거시적인 관점을 연구 방법으로 채택하고 있지만 상당히 구체적인 진술로 이루어져 있다. 수준이 높은 독자들은 구체적인 서술 너머에 있는 각 사람의 ‘거시적인 틀’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본 총서에 참여하고 있는 저자들의 이러한 대의에 대한 깨달음에는 차이가 있으며, 어쩌면 서로 부합하지 않는 내용이 있을 수도 있다. 그들의 연구 성과는 독립적인 것이다. 독자가 그 가운데서 깨닫는 것도 개인마다 다를 수 있으니, 어떤 사람에게 고개로 보이는 것이 다른 사람에게는 봉우리로 보이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처음 시작은 뒷사람에게 문을 열어 주는 의미가 있다. 첫 번째 총서의 출판은 표본을 제공하기보다 길을 탐색하여 방향의 윤곽을 제시하려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를 계기로 국내외 동료 학자들이 관심을 가지고 커다란 잠재적인 의미를 지닌 이 연구에 동참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런 연구 방향에 따라 각자 지혜와 노력을 기울이다 보면 구체적인 연구 성과도 낼 수 있고 연구 방법도 점차 완정하게 될 것임을 강조한다. 본 연구 계획이 완료되었다 하더라도 그것은 관련 연구가 끝났음을 뜻하지 않으며, 오히려 학자들에게 광활한 연구 영역을 제시하는 의미가 있다. 즉, 이 총서를 위해 뜻을 같이하는 동료 학자들이 힘써 추구하는 또 다른 목표는 사유 내용을 풍부하게 하고 사유 능력을 제고시키는 데 있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시기는 대략 1820년대부터 1940년대이다. 오늘날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는 ‘광동문화’에 대한 서술 방식이나 틀이 1930, 40년대 전후에 확립되었다면, 그 형성 과정은 대략 1820, 30년대에 시작되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다루고 있는 내용을 요약하면 대략 다음과 같다.
먼저 제1장 ‘프롤로그: 문화를 전시하다’에서는 1940년 2월에 홍콩대학 펑핑산(馮平山 도서관에서 열린 ‘광동문물전시회’에서부터 논의를 시작하고 있다.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광동문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