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이는 나를 찾아 떠나는 여정, 그 끝에서 발견한 오직 그대로의 나
“너는 왜 머리가 철 수세미야?” 초등학교에 입학한 ‘윤서’가 처음 받은 질문이다. 이후 윤서의 학교생활 내내 이어진 수많은 질문 역시 이와 비슷했다. “너는 머리가 왜 그래?”, “가발이죠? 설마 진짜 머리예요?” 등등. 자신의 머리를 두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이 윤서는 도무지 익숙해지지 않는다.
“태어나면서부터 머리를 단 한 번도 자르지 않은 나에 대해 이야기해야겠다. 그럼 ‘라푼젤’처럼 머리가 길겠다고? 정말 그랬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부러울 정도로 윤기 나는 금발에 그 누구보다 빠르게 자라는 긴 머리를 가졌으니 말이다. 내 머리는 무슨 마법에 걸린 건지 어깨까지만 자란 이후로 더 자라지 않고 있다. 거기다 머리를 빗을 때마다 꼬집힌 것처럼 아프고, 자꾸 엉켰다. 머리 색도 정말 독특하다.” _(본문 중에서
‘철 수세미’라는 별명을 얻은 윤서가 목격한 것은 하나같이 귀신 머리처럼 늘어지고 음식물이 끼어 있으며 검은 물을 뚝뚝 떨어뜨리는 더러운 철 수세미다. 더 이상 철 수세미라 놀리지 못해 ‘미세수철’이라고 바꿔 부르는 부지런한 놀림과 철 수세미의 재료인 ‘쇠’를 따서 ‘쇠롭다’, ‘쇠로운’ 등으로 말하는 교묘한 놀림 속에서 윤서는 괴로워한다. 심지어 독일에서 온 전학생까지 자신에게 “쇤, 안수타이가타”라고 거듭 말하자 결국 윤서의 마음은 쪼그라든다.
“할머니, 나는 왜 이렇게 생겼을까?”
“윤서는 빛이 나. 반짝반짝 빛이 나.”
“별처럼? 별처럼 반짝반짝?”
“동글동글 반짝반짝 빛나. 철 수세미 새것처럼 말이야!”
정말 이번 생은 철 수세미에서 벗어날 수 없는 걸까?
반짝반짝 빛나는 그게 하필 철 수세미라니. _(본문 중에서
철 수세미 머리에서 벗어날 수 없다면 ‘반짝반짝한’ 철 수세미가 되기 위해 윤서는 할머니의 말처럼 새 철 수세미를 찾아 나선다. 그 과정에서 윤서는 반짝거리지 않는 철 수세미와 반짝거리는 철 수세미를 발견하고 그 차이를 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