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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닭에겐 비밀이 있지 (양장
저자 허정윤
출판사 한솔수북
출판일 2025-02-21
정가 17,000원
ISBN 97911944390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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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정윤 작가는 ‘동물들도 행복하게 살 권리가 있다’는 생각을 갖고, 동물 복지를 주제로 한 그림책을 여러 권 써왔어요. 동물원에 갇힌 동물들, 번식장 속 강아지에 이어 이번에는 사육장의 닭에 대해 우리가 다시금 생각해 볼 수 있도록 해주고 있어요. 이 그림책을 쓰는 과정에서 여러 자료를 살펴보며 다음과 같은 내용을 알게 되었어요.
“부화장에서 후끈한 열기와 함께 노란 병아리들이 태어난다. 태어나자마자 암평아리는 농장으로 이동하고 숫평아리는 어디론가 사라진다. 한쪽 눈이 없거나 다리가 약한 병아리들은 매일 버려진다. 닭은 모래를 좋아한다. 하지만 농장에서는 가짜 모래를 만들어 깔아 준다. 병아리들은 환풍기 팬이 20초에서 30초 사이 한 번씩 10초가량 돌아가는 시간을 기다린다. 아주 짧은 시간에 콕콕콕 햇살을 먹는다. 엉덩이와 어깨에 흰털이 생기면 배터리 케이지(A4 종이 크기의 공간로 옮겨진다. 햇볕도 흙도 없는 공간에서 인공적으로 조명을 만들고 계속 살찌우고 알을 낳게 한다. 한 케이지에 4~6마리의 닭이 들어가고, 그 안에서 먹이를 먹기 위해 서로를 쪼고 서로를 물어버린다. 1년 후 산란계 닭은 보름 동안 굶긴다. 굶으면 털이 다 빠지고 다시 알을 낳기 때문이다. 닭은 공장에서 찍어내듯 알을 낳는다. 닭은 인간을 위해 매일 전쟁 속에서 살아간다.”

늘 작고 여린 것, 약한 것들을 사랑하는 허정윤 작가의 시선은 이렇듯 참혹한 닭의 삶을 포착해 냈어요. 인공 사육장에서 ‘생명’이 아니라 ‘물건’으로 취급받으며 최소한의 존중도 받지 못하는 삶을 작가는 전쟁처럼 느끼고 있습니다. 이런 허정윤 작가의 날카로운 시선과 조원희 작가의 간결하고 강렬한 그림이 만나 우리에게 묵직한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동물은 이렇게 비참하게 사육당해도 되는가?’라고. 이 그림책 한 권으로 ‘동물 복지’라는 다소 어렵고 불편한 주제에 대해 다시 한번 깊이 생각해 볼 기회가 될 것입니다.

저자의 말

-허정윤
“저의 시선은 작고 연약한 존재를 향해 멈춰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