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숲의 끝에서 마주한 것은
인간의 끝없는 탐욕, 그리고 하나의 용기.
동물들의 지상 낙원은 과연 존재할까?
이 책에는 다양한 동물 친구들이 등장합니다. 종류도, 크기도, 성격도 다른 만큼 품고 있는 사연도 제각각이지요. 할매의 유언 때문에 내키지 않는 발걸음으로 섬숲에 온 라도, 엄마를 향한 죄책감에 사로잡혀 있는 보리, 임신한 채 버려진 코털, 한때 잘나가는 경찰견이었던 홍……. 그러나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면, 모두 인간에게 상처를 받았다는 거예요.
그렇게 인간이 사는 유리도시를 떠나 섬숲에 모인 동물들에게는 소망이 있었습니다. 유기 동물들의 지상 낙원인 섬숲에 가면, 차에 치일 위험도 없고 먹이도 풍부하고 동족끼리 서로 의지하며 살 수 있다니까요. 하지만 실제 섬숲은 그런 곳이 아니었습니다. 황량하고 척박한 땅에서 먹이는 구경도 할 수 없었어요. 이번에도 인간 때문이었지요.
그런데 이 안타까운 내용은 그저 작품 속 이야기만이 아니에요. 2023년 한 해 동안 우리나라에서 버려진 동물은 11만 마리가 넘는다고 해요. 이는 유기동물 보호센터에서 구조한 동물만을 집계한 것으로, 들개가 되었다거나 길고양이로 살고 있는 동물들까지 합하면 이보다 훨씬 더 많겠지요. 인간에게 버려진 뒤에도 여전히 인간으로부터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으며 간신히 살아가는 동물들이 우리 주위에 아주 많이 있다는 것을 기억하세요. 한때는 우리의 가족이자 친구였던 그 동물들을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들개들의 숲》을 읽으며 함께 고민해 보아요.
우정의 힘은 용기가 되어
라도는 래브라도 리트리버, 반려동물로 인기가 많은 대형견이에요. 새끼 때는 사랑을 듬뿍 받았지만, 시간이 지나 몸집이 커지자 주인은 더 이상 라도를 아껴 주지 않았고, 끝내 고속도로에 버리고 말았어요. 인간에게 받은 상처는 라도의 몸과 마음을 한껏 주눅 들게 했어요. 아무에게도 기대고 싶지 않았고, 기대하고 싶지도 않았지요. 심지어 한 줄기 희망을 품고 도착한 섬숲마저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