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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얼음붕대스타킹 - 반올림 62
저자 김하은
출판사 바람의아이들
출판일 2025-02-05
정가 17,800원
ISBN 9791162102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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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7
1. 그날 9
2. 얼어붙는 단어 22
3. 얼음붕대 33
4. 아무거나 누구거나 41
5. 비밀 남자 친구 57
6. 반바지 70
7. 바나나 우유 81
8. 검정 스타킹 92
9. 문자 99
10. 학생증 107
11. 스위치 114
12. 맨다리 128
13. 깨진 거울 135
14. 선혜 슈퍼 145
15. 빈터 154
16. 두 사람 165
17. 고백 179
18. 매듭 192
19. 녹아내린 얼음붕대 201
에필로그 211

작가의 말 218
작가가 하고 싶은 말 222
성폭력은 영혼을 어떻게 망가뜨리는가
우리가 슬픔과 상처를 극복하는 방법

이야기는 아주 충격적인 사고로부터 시작된다. 망설이다가 들어선 어두운 골목길, 얼굴 없는 두 사람의 취객, 내팽개쳐진 책가방과 찢겨 나간 교복 치마, 뺨을 갈기고 온몸을 밀착해 들어오는 거대한 공포, 그리고 필사의 탈출…… 김하은의 청소년소설 『얼음붕대스타킹』은 첫 장부터 열일곱 살 여학생에게 가해진 성폭행 미수 사건을 정면으로 다룬다. “무슨 일이 있어도 두려워하면 안 돼!” 머릿속에 맴돌고 있던 외침에 따라 가까스로 성폭행은 피했으나 누군지도 모를 사내로부터 당한 폭력적이고 굴욕적인 대우는 선혜를 차츰 고통으로 몰아넣는다. 더구나 비밀에 부쳐 두었던 불운한 사고가 학교 안에서 심심풀이 이야깃거리로 소비되며 성폭행 사건이라고 퍼져 나가자 선혜는 날씨와 상관없이 온몸이 얼어붙는 듯한 추위에 시달린다. 교복이 동복에서 춘추복으로, 다시 하복으로 바뀌는 동안에도 검정색 겨울 스타킹을 벗을 수 없는 것은 다 그 때문이다.
누군가의 고통을 똑같이 느낄 수 있다면, 나의 아픔을 누군가와 나눌 수 있다면 이 세상의 모든 폭력은 사라질지도 모른다. 교복 입은 여학생에게 나름의 꿈과 첫사랑의 희망이 있다는 걸 알았다면 술 취한 사내들도 함부로 대할 수 없었을 테고, 사고를 당한 누군가가 겪고 있을 지옥 같은 시간을 이해했다면 아이들이 악의 없는 호기심으로 소문을 부풀려나가지도 않았을 것이다. 결국 선혜가 추위에 시달리는 근원적인 이유는 누구에게도 이해 받지 못한다는 고립감이다. 악착스럽게 슈퍼마켓을 운영하는 엄마는 하나뿐인 딸을 위해 어떤 희생도 마다하지 않지만 정작 딸의 아픔에는 공감하지 않는다. “니는 아무 일도 없었다. 알긋나?” 그리하여 선혜는 아무 일도 아닌 듯 다짐을 받는 엄마에게 분노하는 한편, 짝사랑하는 선배의 안부 문자 한 통에 절실하게 매달린다. 누군가 나의 스위치를 켜 준다면!
그러나 선혜를 구원해주는 손길은 전혀 엉뚱한 데로부터 다가온다. 어렸을 때부터 한동네에 자라 요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