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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빙하 곁에 머물기 : 지구 끝에서 찾은 내일
저자 신진화
출판사 글항아리
출판일 2025-01-24
정가 18,000원
ISBN 9791169093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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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 빙하의 냄새를 맡는 사람

1부 빙하는 지구의 과거를 알고 있다
지구, 그 영원한 신비
지구에 남은 지문
한국에 빙하 코어가 있나요?
세상의 끝, 그린란드와 남극대륙
둘리와 빙하의 상관관계
이산화탄소의 하소연
위스키 한 잔이 세상을 바꾼 사연
이산화탄소가 그렇게 이상한가요?
바닷속 컨베이어 벨트
지구가 뜨거워진다는 새빨간 거짓말
인류가 지구에 무해했던 적이 있다
핵실험을 하자 빙하가 우리에게 건넨 말
캐나다 로키산맥에 오르다

2부 빙하학자, 그린란드 빙하를 만나다
여기는 그린란드, 빙하 앞에 있습니다
그린란드 빙하 위에 서다
오랜 경험을 통해서만 얻는 것
사람의 인연은 알 수 없는 법
여성 과학자로 살아가기
전쟁과 그린란드
빙하의 엑스레이를 찍다
매일 밤 연구를 그만두는 꿈을 꿨다
7월의 핼러윈 파티
안녕, 그린란드
미션 임파서블

3부 과거의 빙하와 미래의 지구, 그리고 현재의 빙하학자
우리에게 내일은 있다
남극 탐험의 꿈
여자의 친구는 여자
행복하지 않습니다
동료들과 연대하기
나에게 쓰는 편지
에필로그 | 빙하학자로 평생 살아가기
미주
현장이 허락하는 ‘세계와 감각의 확장’
위스키 한 잔과 빙하 한 조각에서 시작한 이야기

저자의 목소리가 특히 더 생생하게 전해지는 대목은 역시 현장에서다. 저자는 극지연구소 소속으로, 국내에서 활동하는 빙하학자 중 유일한 여성이다. 2012년부터 지금까지 빙하만 연구했고 2023년 6월에는 그린란드 국제 심부 빙하 시추 프로젝트에 국가대표로 참여했다. 전 세계 지구과학 영역에서 여성 과학자의 비율이 24퍼센트에 그치는 와중에 여성 빙하학자가 대표로 현장에 파견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저자는 여성이라는 이유로 현장에서 제외되거나 아시아인에 대한 선입견 때문에 모욕적인 일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현장 경험 없이는 탁상공론에 그치기 쉬워 악착같이 현장을 자청한다.

그린란드행 항공기가 막 착륙하고 꼬리가 열리자마자 온몸을 덮쳐오는 막강한 한기와 건조한 대기, 대륙을 뒤덮는 흰 눈이 반사하는 강렬한 빛, 눈바람이 형성한 구조물의 독특한 질감 등은 오로지 현장만의 감각적 전유물이다. 그뿐만 아니라 현장에서 시시각각 발생하는 변수들에 대한 대처는 오직 직접경험을 통해 전수된다. 하물며 연구소에서 연구할 때도 현장 경험이 번뜩이는 법이다. 가령 빙하 층서에서 관찰되는 2밀리미터 이하의 얇은 층은 녹은 눈이 다시 얼어서 형성된 용융층이 아니라 바람이 세게 불어서 형성된 윈드 크러스트에 불과하고 데이터 측정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이 간단한 지식조차 현장이 아니면 쉽게 알 수 없다. 물론 현장이 매사에 흥미롭고 수월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그린란드는 극한 환경이고 캠프는 약 해발고도 2700미터에 위치했다. 한국처럼 해발고도가 0에 가까운 나라 출신의 사람은 현지에 적응하는 데만 일주일이 넘는 시간이 걸린다. 남성 연구자보다 물리적으로 힘이 달리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저자는 오히려 자기만의 강점에 주목하고 투지를 다진다. 이후 저자가 들려주는 로빈 벨 박사와의 만남은 여성 과학자를 가시화하는 현명하고 우아한 방식이다. 이 외에도 여성 과학자의 동등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