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판소리에서 소설로, 현대의 노래로 이어지는 고전의 스테디셀러 『토끼전』
‘고전 소설’이라는 단어를 보면 어떤 생각이 드나요? 단어나 말이 어렵다? 재미가 없다? 시대를 이해할 수 없으니 공감이 되지 않는다? 꽤 많은 사람이 이와 비슷한 이유로 고전은 어렵고 지루하다고 여기곤 합니다.
생각을 바꿔 보면 ‘고전 소설’은 영화나 게임, OTT 서비스 등이 없던 시절을 살아가던 옛사람들의 베스트셀러입니다. 옛사람들이 사랑한 고전 소설은 다양한 판본으로 이야기를 즐겼고, 몇백 년이 지난 지금까지 힘을 갖고 이어진 것이지요. 특히 『토끼전』은 판소리에서 시작된, 혹은 판소리의 특징이 고스란히 담긴 고전 소설로 많은 사람과 울고 웃으며 여러 장면이 추가, 삭제, 수정되어 다양한 판본이 현대까지 이어져 왔습니다. 그와 더불어 올바른 위정자란 어떤 인물이어야 하는지, 욕심과 유혹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돌아볼 수 있는 『토끼전』은 오늘날에도 필요한 가치를 담고 있는 우리 고전입니다.
● 판소리의 특징을 고스란히 담은 장면을 더해 생생하고 쉽게 읽는 『토끼전』
새 낫 같은 발톱으로 엄동설한 백설 뒤집듯
풀뿌리 흙모래 좌르르르 헤치고
주홍빛 입 쩍 벌리고 긴 꼬리를 끌며
어슬렁어슬렁 범 내려온다
- 본문 43쪽
『토끼전』은 구전 설화로 이어져 내려오다가 판소리로 만들어지고, 판소리가 소설로 개작되어 그 이본이 약 120여 종이 넘어가는 등, 무척이나 인기가 많은 고전 소설입니다. 이본이 다양한 만큼 흐름, 삽입된 장면, 결말도 이본마다 무척 다양하지요. 그 중 〈토끼전, 네 간은 나무에 있다고?〉는 이야기가 간단해서 이해하기 쉬운 ‘경판본 토생전’을 바탕으로, 판소리의 특징이 뚜렷하게 드러나고 결말도 익살맞은 ‘완판본 퇴별가’의 장면을 삽입하여 쓰였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더 다양한 장면을 보여주기 위해 ‘수궁가’의 ‘범 내려온다’ 등을 상황에 맞춰 삽입했기에 판소리계 소설의 다채로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용궁이 ‘비린내로 그득’하다는 어족 회의, 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