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모자 대신 사냥 모자를 쓴 아이,
숲으로 달려가다
할머니 집에 가던 빨간 모자가 숲에서 늑대를 만난다는 <빨간 모자> 이야기는 널리 알려진 그림 형제의 작품입니다. 이 이야기 속에서 늑대는 빨간 모자와 할머니를 위협하는 존재입니다. 반면 미니 그레이가 쓰고 그린 《늑대를 잡으러 간 빨간 모자》의 주인공은 빨간 모자 대신 사냥 모자를 쓰고, 장난감 총을 둘러메고 집을 나섭니다. 늑대를 잡겠다면서요.
빨간 모자네 집에 걸린 액자를 보면 빨간 모자의 조상들은 대대로 사냥을 즐긴 듯합니다. 하지만 지금 빨간 모자는 실제 사냥을 하려는 것이 아니라 숲을 누비는 놀이를 즐기려고 합니다. 엄마는 더 이상 숲에 늑대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아이를 막아서기보다 시간에 맞춰 돌아오라고 말해 줍니다.
이제 빨간 모자는 자신이 꿈꿔 온 모험을 즐기기 위해 씩씩하게 숲으로 달려 나갑니다. 과연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요?
어두컴컴한 숲속에서 발생하는 긴장감,
늑대보다 더 무서운 것이 있다?
빨간 모자는 스스로 숲에 들어오는 것을 선택했지만 낯선 공간에서 긴장과 두려움을 느낍니다. 작가는 주인공이 느끼는 감정을 전달하기 위해 주변 사물을 활용합니다. 빨간 모자가 처음 숲에 들어온 장면에서는 다양한 눈들을 오려 붙이는 기법(꼴라주으로 나뭇잎을 표현해 누군가 빨간 모자를 지켜보는 분위기를 연출하지요.
또한 빨간 모자는 쓰레기봉투나 나무 그루터기를 보고 늑대로 착각하는데, 이는 어둑한 숲속을 혼자 걸을 때 누구나 경험해 봤음직한 상황입니다. 따라서 독자는 빨간 모자의 상황에 공감하게 되고, 곧 무언가가 나타날 것 같은 긴장감을 느끼게 됩니다.
무슨 일인가 벌어질 것 같은 그때, 빨간 모자는 드디어 늑대와 마주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후에 벌어지는 상황은 빨간 모자와 독자가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것입니다.
자원이 부족한 시대,
인간과 동물의 공존을 위해 필요한 노력
빨간 모자에게 문을 열어 준 늑대는 ‘이 땅에 하나 남은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