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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오월의 장미 : 문학예술기행
저자 이경훈
출판사 부크크
출판일 2025-01-11
정가 35,600원
ISBN 9791141972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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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
1. 런던탑
2. 오월의 장미
3. 긴자의 추억
4. 우에노 은사공원
5. 미네르바의 부엉이
6. 파리의 하늘밑
7. 오르세 미술관 5층
8. 로댕 미술관에서
9. 나의 청계천
10. 나의 노래들


파리, 런던, 비엔나, 도쿄, 등의 도시와 미술관을 산책하며 집필한 문학예술기행.

머리말

이 책은 내가 2023년 7월부터 2024년 7월에 걸쳐 집필한 기행문 비슷한 에세이들을 한 권으로 묶은 것이다. 시나 소설을 습작하던 젊은 시절 이후 그 동안 한국 근대문학에 대한 연구 논문을 주로 발표해 왔던 나로서는 새로운 시도인 셈이다.
그런데 내가 이 텍스트들을 쓰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환갑이 막 지난 2022년 5월, 내가 상당히 진전된 폐암 판정을 받은 일이다. 아니, 그보다는 치료를 위해 학교를 사직했으며, 몸이 조금씩 회복됨과 더불어 2023년 3월부터 몇몇 외국 도시들에 간 일, 좀 더 정확히 말하면 내 보호자가 되어 계속 병원에 따라다니는 데에 머물지 않고 게으른 나로 하여금 집에서 푹 쉬게 하는 대신 미술관 관람을 중심으로 여행을 주도하고는 그 감상문 쓰기를 권유했던 아내의 독특한 폐암 환자 간호법, 바로 그것이야말로 이 책의 기원이다. 그리고 그것은 이 책의 제목을 ‘오월의 장미’라고 붙인 한 가지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 책에 실린 글들은 단지 서울, 도쿄, 런던, 파리, 비엔나, 뮌헨 등의 가깝거나 먼 공간들뿐 아니라, 내 지나온 삶의 몇몇 시간들, 더 나아가 여러 예술 및 문학이 서로 손짓하고 반향, 교차하는 그 어떤 광장들, 조심스레 걸을 수는 있을지언정 쉽사리 측량할 수 없는 길모퉁이들과 골목길들을 기웃거리고도 있다. 그런 의미에서도 이 책은 철저히 기행문인 것이다. 따라서 나는 어여쁜 누군가가 나의 이 여행지에 잠시 머물다가 지나가도 좋겠다고 생각한다.
나는 나를 걱정해 주신 모든 분들, 가족과 친구들, 선생님들과 학생들께 이 책을 바친다. 나를 위해 기도하고 진찰했으며 주사약을 만들었던 사람들, 수화기 너머의 떨리는 목소리로 나에게 용기를 주었던 그 사람들 덕분에 나는 암세포가 거의 사라진 상태에서 이 일종의 투병 보고서 첫 장을 기록하고 있다. 그리고 앞으로는 다른 종류의 글들도 쓰게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