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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보라 - 초록달팽이 동시집 20
저자 최명란
출판사 초록달팽이
출판일 2025-01-03
정가 14,000원
ISBN 979119340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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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이젠 괜찮아
관계있는 것끼리 14 | 신호등 16 | 이제 괜찮아 17 | 소풍 가는 날 18 | 과자를 많이 사야 하는이유 20 | 보라 22 | 등교하기 싫은 날 23 | 빨리 어른이 되고 싶어 24 | 내 마음처럼 26 | 그럼 너는 나를 볼 때 27 | 키다리 나무 아래서 29 | 장래 희망 30 | 따라서 31

2부 있다 없다
인사 연습 34 | 도치알 35 | 낮달 36 | 껍데기 37 | 밤이라서 38 | 큰 나무 39 | 개미야 40 |좋아하니까 42 | 자다가 깨서 43 | 있다 없다 44 | 닭 46 | 콩벌레 48 | 민들레 홀씨야 49

3부 그래도 숫자
엉뚱한 기도 53 | 그래도 숫자 54 | 꽃에게 기도 55 | 포크레인 56 | 병원 놀이 57 | 학원 길 58 | 키 60 | 키즈 카페에서 61 | 그믐달 62 | 발톱 그리고 가위 64 | 비행운 65 | 기도 대신 전화 66

4부 낯선 다짐
꽃새우 70 | 키재기 71 | 까치집인 줄 72 | 샴푸 병 73 | 낯선 다짐 74 | 방학 동안 75 | 신기해요 76 | 만두와 딸기 78 | 주근깨 79 | 콜라 80 |이 뽑는 날 82 | 내일 전학 83

5부 늦은 인사
산수유 열매 86 | 출발선 87 | 바람아 고마워 89 | 물 90 | 늦은 인사 92 | 초겨울 93 | 야호~ 95 | 동백 96 | 아침 성에 98 | 폭설 반대 99 | 크리스마스 100 | 오계절 101
최명란 시인은 한국 동시단에서 자신만의 시 세계를 확고하게 구축하고 있는 몇 안 되는 시인 가운데 하나입니다. 그의 시는 “언 땅을 뚫고 올라온/단단한 싹!”(「출발선」처럼 특별하고, “가위도 못 이기는 주먹 발톱”(「발톱 그리고 가위」처럼 강단이 있습니다. 이 동시집에 수록 작품 가운데 무려 절반이 4행 이하의 짧은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지만, 여느 작품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감동이 큽니다.

엄마가 두 시간째 엎드려 기도를 해요

동생이 서툰 말로 물어요
형아 예수님 핸드폰 없어?
- 「기도 대신 전화」 전문

내려앉지 마라
내려앉지 마라

팔을 쭉 펴고 있다

나는 뿔난 나무다
- 「폭설 반대」 전문

이들은 그와 같은 최명란 동시의 특징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기도 대신 전화」는 3행으로 이루어진 소품입니다. 이 작품에서 ‘동생’은 엄마가 “두 시간째 엎드려 기도를” 하자 화자에게 서툰 말로 “형아 예수님 핸드폰 없어?”라고 묻습니다. 이러한 동생의 말은 유아기 아이들에게서 흔히 발견할 수 있는 것으로 동화적 사고를 그 바탕에 두고 있습니다. 이는 「폭설 반대」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나는 뿔난 나무다”에서 보듯이, 이 동시는 나무를 화자로 등장시켜 눈 내리는 겨울날의 풍경을 재미나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눈 내리는 하늘을 향해 시위하듯 가지를 뻗은 나무들의 이미지가 선명하게 눈 앞에 펼쳐집니다. 이처럼 최명란의 동시는 짧은 형식으로 천진난만한 동심의 세계를 잘 그려내고 있습니다.

학교 운동장 한쪽에
커다란 나무가 있어요
장마철이 되면
그 나무에 이끼가 살아요
내 마음에 보라가 살아요
- 「내 마음처럼」 전문

특히 이 동시집에서 인상적인 것은 ‘보라’와 관련한 연작시입니다. 모두 10편이 실려 있는데, 이 작품은 그 대표적인 예로 ‘보라’를 좋아하는 화자의 마음을 노래하고 있습니다. “누군가를 좋아하는 일은 참으로 소중하고 귀한 마음이지요.”라는 시인의 말처럼, 이들 동시를 읽다 보면 금세 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