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 수도 없고, 저럴 수도 없어!
모르는 게 없던 척척박사 후안에게 닥친 시련과 고난
언제나 독자에게 신선한 충격을 던져 주는 그림책 작가 박연철의 신작이 출간되었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여섯 살 후안. 백과사전을 통째로 꿀꺽 삼킨 다음부터 후안은 모르는 게 없는 똑똑한 아이로 살아왔다. 분야를 막론하고 그 어떤 까다로운 질문에도 답을 척척 내놓을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평범한 식탁에서 무심코 맞닥뜨린 질문 하나로 인해 견고하던 후안의 세계가 완전히 뒤집힌다. “후안,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 엄마가 좋다고 해서 아빠를 서운하게 할 수도, 아빠가 좋다고 해서 엄마를 슬프게 할 수도 없었던 후안은 가까스로 이렇게 대답한다. “몰라.” 그때부터였다. 후안의 끝없는 시련과 고난이 시작된 것은.
어쩌지? 시금치를 먹자니 맛이 없고,
안 먹으면 악당에 맞서지 못할 텐데
한번 시작된 선택의 딜레마는 꼬리에 꼬리를 물고 후안을 따라온다. 힘이 세지려면 시금치를 먹어야 한다는 아빠의 말에도, 코딱지 맛이 나는 사블레와 사블레 맛이 나는 코딱지 중에 골라 보라는 과자점 아저씨의 말에도, 사나워 보이는 강아지와 함께 걷던 아주머니의 “우리 강아지 예쁘지?”라는 말에도 후안은 꼭 맞는 답을 찾을 수 없었다. 그러나 그게 다가 아니었다. 맛있게 먹던 사탕을 바닥에 떨어뜨린 순간, 후안이 좋아하는 친구 이사벨이 저 멀리서 다가오고 있다. 이 사탕을 주워 먹어야 하나? 아니면 모른 척하고 그냥 가야 하나? 중요한 선택의 순간은 대문 접지의 형태로 제시되어 독자에게 넘어간다. “너라면 어떡할래?” 그냥 주워서 먹기로 했다면 왼쪽 페이지를, 그대로 지나가기로 결정했다면 오른쪽 페이지를 열어 보시길.
가로 230mm 세로 230mm의 무대 위에서 펼쳐지는
작가 박연철의 무한한 상상과 실험
볼로냐 라가치상을 수상한 그림책 작가 박연철의 세계는 독특한 이야깃거리와 실험적인 스타일, 서사와 이미지 사이의 맥락을 연결하는 자신만의 위트, 상징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