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왜?”라는 의문에 대한 궁극적 해답
일본 문화 연구의 출발점이자 영원한 필독서
일본은 한국과 지리적으로 가까우며, 역사적으로 끊임없이 적대와 협력을 반복해왔다. 문화적으로는 익숙하고 비슷한 구석이 많으면서도 도저히 이해할 수 없을 만큼 낯설고 다른 면도 있다. ‘일본은 대체 왜 그럴까?’라는 의문을 가장 많이 가지는 나라가 한국일지도 모른다. 한없이 겸손하고 친절한 국민성을 보이면서도 때로는 군국주의로의 회귀와 혐한을 외치는 일본을 우리는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국화와 칼』은 이러한 의문에 대한 해답의 출발점으로 삼아야 하는 책이다.
『국화와 칼』은 일본과 태평양전쟁을 치르던 미국이 전쟁과 전후 점령을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인류학자 루스 베네딕트에게 위촉한 연구의 보고서였다. 그러나 이제는 일본을 연구하는 학자 혹은 일본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필독서가 되었다. 전시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한 나라의 국익을 위해 수행된 연구가 어떻게 80년 가까이 세월이 흐른 지금, 전 세계에서 읽히는 고전의 반열에 오를 수 있었을까? 물론 이 책에서 루스 베네딕트는 일본 문화의 양상과 그 기저에 있는 핵심 원리를 정확하게 묘파해낸다. 베네딕트가 통찰한 온(恩: 은혜, 기리(義理: 의리, 기무(義務: 의무 등의 개념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일본 문화를 해석하는 데 토대가 되는 주요 개념이다. 하지만 이 책의 가치는 단순히 일본 문화를 깊이 있게 파악한 데서 그치지 않는다. 문화인류학이라는 학문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린 명저로 평가받는 이 책은 타 문화를 연구하는 모범적인 기준을 제시했다. 특히나 전 세계가 긴밀하게 연결되어 끊임없이 교류하는 현대 사회에서 이러한 기준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문화적 타자를 만나는 일이 아주 흔해진 오늘날, 이 책에서 루스 베네딕트가 보여주는 지적 태도는 일본 문화 연구자뿐만 아니라 현대인이라면 갖춰야 할 기본 소양이 되었다. 편견을 경계하고, 문화의 상대성을 존중하며, 선의를 갖고 깊이 있게 이해하려는 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