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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우리 집은 어디지? (양장
저자 파트리크 푸펠스키
출판사 도도
출판일 2024-12-31
정가 17,000원
ISBN 97911731809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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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실을 견디는 방식

이 책에 등장하는 이들은 각기 다른 방식의 상실을 겪었다. 예컨대 달팽이 ‘맥스’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보호자와 함께 피난을 나왔다가 집을 잃었다. 강아지 ‘조시카’는 병에 걸린 보호자와 함께 살 수 없어 보호소에 보내졌고, 거북 ‘게르트루다’와 도마뱀붙이 ‘코스텍’은 무책임한 보호자에 의해 버려졌다. 이들은 모두 삶의 한편에 상실의 슬픔을 안고 살아가지만, 각기 다른 방식으로 그 슬픔을 버티기 위해 노력한다. 특히 게르트루다는 등껍질 속에 숨어 자신에게 찾아온 비극을 견디며 안정감을 되찾는다. 등에 집이 없는 코스텍은 낯선 환경에 적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지만, 어둠 속에 숨어 있어도 자신을 이해하는 새 가족을 만나 상처를 이겨낸다. 사람을 사랑하는 조시카는 새로운 가정에 적응하며 회복의 길로 나아간다. 이러한 과정은 우리에게 각자가 가진 상실의 아픔을 견디는 방식에 관해 가르쳐 준다.

이들의 이야기는 고난을 견디는 다양한 방식에 관해 말하는 것과도 같다. 어떤 동물은 등껍질 속으로 숨고, 또 어떤 동물은 어둠 속에서 서서히 빛을 향해 나아가며 슬픔을 극복한다. 이들의 상처는 단지 견디는 것에 국한되는 게 아니라 새로운 관계 속에서 회복과 성장을 거치며 ‘경험’의 차원으로 나아간다. 이러한 이야기는 우리에게 슬픔을 넘어서는 과정을 생생히 전달하는데, 이는 곧 ‘모든 상처는 치유될 수 있다’는 희망을 전하기도 한다.

이 책은 종을 넘어선 치유 여정을 통해 ‘집’이라는 공간에 대해 말하고, 회복의 힘과 새로운 관계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알게 만든다. 상실을 겪지 않으며 살아가는 존재가 어디 있을까. 상실은 우리에게도, 동물들에게도 삶의 일부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살아가면서 꼭 한 번은 겪게 되는 일이다. 다만, 그것을 극복하고 또 세상으로 다시 나아가는 과정은 고난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말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우리가 누구나 겪는 보편적인 슬픔, 그리고 그것을 이겨나가는 모습은 깊은 감동과 사랑을 느끼게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