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 아버지의 죽음, 그리고 질문들
1부 죽음은 직선이 아니다
1장 혼돈의 한복판에서
- 3월 1일이란 경계선
- 레지던트의 첫날 밤
- 죽음의 상전이
2장 우리는 왜 죽는가
- 사망진단서 쓰는 법
- 5리터의 피
- 감염의 세계
- 나와 나 아닌 것이 하나되는, 죽음
- 중환자실의 풍경
2부 암을 향한 인류의 도전
3장 성급한 공격
- 암은 존재하지 않았다. … 불러주기 전까지는
- 방사선의 명과 암
- 전쟁이 가져다준 선물
- 독으로 암을 죽인다
- 로그킬 이론
4장 암 치료의 상전이
- 재래식 무기의 한계
- 세포에 독이 되는 약
- 이레사의 등장
- 바지가 짧다고 다리를 잘라내지 않아도 된다
- 분자표적항암제의 한계
5장 적은 내부에 있다
- 새로운 돌파구, 면역항암제
- 암에 대한 상식이 뒤집어지다
- 혼조 교수의 우연 같은 필연
- 적은 내부에 있다
- 방향의 전환
3부 죽음과 불멸의 두 얼굴, 암
6장 셀프와 변형된 셀프
- 피아구분과 자기검열
- 암의 경계
- 정의와 징표
7장 태초에 시작이 있었다
- 제네시스
- 개체의 죽음, 종의 영생
- 그리고 암의 시작
8장 암은 살아남기 위해 진화한다
- 암과의 바둑
- 진화 속으로
- 호모 사피엔스
- 완치와 멸종
- 우연의 힘
9장 시작과 끝은 순환한다
- 태아와 암의 공통점
- 퇴화적 진화
4부 반전
10장 지피지기를 위한 역지사지
- 역지사지로 보는 세상
- 암세포의 시선으로 바라본 세상
- 생존 기계
11장 살아 있다는 기적
- DNA 복제와 질병의 탄생
- 오류의 보완
- DNA 오류의 5가지 경로
- 살아 있다는 행운 혹은 기적
- 우연의 우연
12장 우리는 시시각각 태어나고 시시각각 죽어간다
- 테세우스의 배
- 7년 전의 나와 지금의 나
- 복제한 나는 나일까
- 순진한 착각
- 자아를 향한 선문답
- 무아에
암으로 아버지를 떠나보낸 열일곱 살 소년의 질문,
“왜 우리는 죽는가?”
죽음에 대한 저자의 탐구는 개인적 경험에서 시작됐다. 열일곱 살, 아버지의 폐암 진단과 죽음은 김범석 교수에게 큰 충격을 남겼다. 아버지의 죽음과 그로 인한 정신적, 경제적 고통을 속에서 저자는 하나의 질문을 품게 된다.
“왜 우리는 죽는가?”
질문은 그를 의사의 길로 이끌었고 응급실, 암 병동, 소록도 등 수많은 의료 현장에서 다양한 죽음의 순간과 마주하게 된다. 병원이라는 공간은 질서와 혼돈이 맞물린 전쟁터와 같았다. 그곳에서 저자는 매일 죽음과 마주하며 인간의 몸이 무너지는 과정을 목도했다. 죽음은 늘 예측할 수 없었고, 종종 아무런 예고 없이 찾아왔다. 그 속에서 저자는 죽음이 예측가능한 직선이 아니라, 어느 순간 급격히 무너지는 ‘임계점’의 문제라고 보았다.
액체가 기체로 바뀌는 순간은 불현듯 찾아온다. 99도까지는 아무 일 없던 물이 100도가 되는 순간 갑자기 끓어오르며 수증기가 된다. 99도까지 올라가는 동안 1도, 1도 쌓여가는 징조는 100도가 되어야 변화로 이어진다. 그 지점이 임계점이다. 죽음도 그랬다. 모든 죽음은 생각보다 빨리 찾아왔다. 죽음은 직선적이지 않다. 임계점을 넘어서면 몸은 한순간에 꺾인다. 임계점을 넘어서는 순간, 몸은 순식간에 변한다. 이쪽은 생(生, 저쪽은 사(死. 마지막 바이털이 끊어지는 순간까지도 그랬다.
- 1장. 혼돈의 한복판에서
저자는 죽음을 물리학의 ‘상전이’ 현상에 빗대어 설명한다. 물이 서서히 끓어오르다가 100도에 도달하면 수증기로 바뀌는 것처럼, 우리 몸도 작은 변화들이 쌓이다가 어느 순간 갑자기 무너진다. 심장이 멈추고, 호흡이 끊어지는 그 순간은 질서에서 혼돈으로 넘어가는 경계이자, 삶이 끝나는 순간이기도 하다. 이 죽음을 막기 위해 수혈, 항생제, 인공호흡기 등 여러 무기를 동원했지만, 한계에 부딪힌다. ‘의학의 한계’를 절감한 것이다. 아무리 애써도 죽음을 막을 수 없는 경우가 있고, 그 앞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