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두기/ 책 머리에
제1장 ‘작은 거인’태풍의 눈이 되다
세계열강, 조선으로 밀려와/ 실정과 탐학으로 민란 속출/ 왜란·호란 겪고도 정신 못 차린 지도층/ 동학농민혁명과 정명사상
제2장 한국 민중저항사상의 뿌리
민은 누구인가/ 민중의 실체/ 고려시대의 민중운동/ 조선시대 사민신분과 민중세력/ 의적 임꺽정의 도전/
임지왜란에 일어선 농민 의병/ 홍경래의 서토 민중 저항/ 삼남을 휩쓴 민중의 난/ 동학농민혁명의 민중의지
제3장 출생과 성장
‘영웅’ 예비한 내외의 격랑/ 엇갈리는 출생지/ 불우한 가계, 아버지와 처의 죽음/ 형형한 안광, 예리한 관찰력
제4장 불우한 청년 시절
아버지는 지방의 유지 출신/ 아버지, 매 맞아 죽어/ 부자가 함께 약업에 종사/ 송씨와 결혼 그리고 사별, 재혼
제5장 역사상 걸출한 농민봉기 지도자들
혁명이론과 농민봉기/ 중국의 농민반란/ 유럽의 농민반란/ 한국의 농민반란/ 중국 첫 농민붕기 일으킨 진승과 오광/ 아담이 밭 갈고 이브가 베 짤 때 귀족은 어디 있었던가/ 성서에 노예라는 구절이 있으면 증명하라/ 왕후장상의 씨가 어찌 따로 있겠는가
제6장 최제우, 동학 기치 들고 홀연히 나타나
동학사상의 본질/ 시천주/ 인내천/ 동학 교조 최제우의 탄생설화/ 구도 과정의 신비체험/ 자아의식 넘어서는 초월적 존재체험/ 신흥 민족종교의 후천개벽사상/ 개벽의 철학·사상적 의미/ 해월 최시형, 동학 2대 교주 승계
제7장 동학혁명사상에 접하다
이데올로기는 구름인가/ 동학에 접하게 된 과정/ 그는 동학교도이고 접주였다/ 정약용의 영향 받은 듯/ ‘학구로 업’을 삼은 선비
제8장 동학농민혁명기의 청·일관계
조선을 둘러싼 청·일의 대립/ 청국 차병론/ 청국군이 파병되기까지/ 일본의 대한침략 여론과 파병/ 일본 신문들 조선 침략 부채질
제9장 고부관아를 점거하다
민중의 두터운 신망으로 혁명의 중심에/ 탐학에 시달린 농민들 혁명군으로/ 동학·도참·비결이 농민 마음 사로잡아/ 초시형, 호남
범부의 자리를 박차고 나와
민중혁명 지도자로 산화한 영혼에 바치는 서사시
역사책 속에 나오는 태생과 환경이 비범한 인물들 가운데서 전봉준은 하나의 혁명 같은 존재이다. 조선 후기 대부분의 농민들처럼 주목받지 못한 채 빈곤하고 고된 일생을 숙명으로 받아들일 평민으로 자랐으나 마침내 한국 근대 민중사의 절정인 동학농민전쟁의 지도자가 되고 세도정치의 폐해와 제국주의의 위협 아래 신음하던 조선 후기 민중의 이익을 대변하는 정치체제를 주창한 진보적 사회정치가가 되었다는 점에서 전봉준은 민중의 힘을 새삼 느낄 수 있는 매력을 지닌 인물이다. 이번에 나온 《녹두 전봉준 평전》은 전봉준의 이와 같은 일생의 변모를 다룬 책으로, 조선 후기 평범한 농촌지식인이 한국 근대 민중사의 절정인 동학농민혁명을 진두지휘한 민중의 명장으로 우뚝 서는 과정을 우선 놀라운 시선으로 그려내고 있다. 이 책의 저자는 전봉준의 일대 변신을 경이롭게 바라보고 다루기를 먼저 선택함으로써 사료와 기존의 연구 자료가 미처 다 풀어내지 못한 논란거리들(전봉준과 대원군과의 관계, 김개남 장군과의 관계 등에 크게 구애받지 않고 관심사를 전개하는데, 특히 동시대의 대다수 농민들과 같은 삶을 이어가면서도 팍팍한 조선의 현실을 직시한 채 좋은 세상을 실현하고자 보국안민의 길을 궁리하던 전봉준이 동학에 입교하여 그 길을 찾고자 했으며, 나라를 구하고 백성을 위하는 길이 반봉건, 반외세의 투쟁일 수밖에 없다고 판단한 그에게 민본주의와 동양 사상의 주체성을 강조한 동학이 정신적 지주이자 농민을 기반으로 하는 집단적 활동의 원천으로 보였을 것이라는 부분을 예로 들 수 있다.
이 책은 1894년 고부에서 일어나 이듬해 3월 처형되기까지 전봉준이 진두지휘한 동학농민전쟁은 19세기 말 이 땅의 민중이 어떻게 역사의 구심점으로 떠올랐는지를 보여준다. 접전과 휴전 시기를 아울러 1년 4개월 남짓한 전쟁 내내 동학농민군의 최고지휘자 자격으로 전봉준이 고시한 격문과 통문들을 살펴보고 특히 전주화약이 체결된 이후 집강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