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면서 | 여성 관점은 철학을 어떻게 바꾸는가?
1부 여성주의 인식론을 위하여
1장 그것은 누구의 인식인가?
인식과 진리의 문제 | 과학주의와 손잡은 인식론 | 인간 이성, 그것은 진화의 산물
인가? | 규범적 자연주의 | 과학은 가치중립적인가? | 과학과 여성주의 | 젠더 혁
신 | 여성적 가치에 기반한 기술 | 기술 시대, 우리는 어떤 세상에서 살고 싶은가?
| 기술 시대를 대하는 여성주의적 전략
2장 방법으로서의 여성
누구의 관점에서 본 보편성인가? | 진리에 이르는 방법은 여럿이다 | 대화적 이
성 또는 음양적 이성
3장 여성주의 인식론의 갈래
왜 여성 철학인가? | 철학의 새로운 자기 규정을 위하여 | 무엇이 여성적 관점인
가? | 인식에 대해 다시 묻다 | 여성주의 경험론 | 여성주의 입장론 | 포스트모던
여성주의 | 여성주의 음양인식론
2부 여성 주체의 탄생
4장 주체는 어떻게 태어나는가?
질문과 대립을 통한 주체성의 탄생 | 바깥의 것을 통한 일깨움 | 히파티아: 최초
의 여성 철학자 | 플라톤: 여성에 대한 두 얼굴 | 아리스토텔레스: 영혼을 가진
남자와 질료일 뿐인 여자 | 홉스와 로크: 인간은 평등하나 남녀는 평등하지 않다
| 울스턴크래프트: 이성적 사유와 결단의 산물로서의 여성
5장 여성 주체의 칸트적 구성
철학은 상황적이고 맥락적이다 | 칸트 철학의 반여성주의적 성격 | 칸트 철학에
대한 여성주의적 해석
6장 한국 여성 주체의 형성
‘국가는 제발 낄끼빠빠’ | 한국 여성의 주체성 형성과 국가 | 탈주체 시대 여성 주
체화의 가능성 | 한국 여성의 자기 인식
3부 여성 관점으로 읽는 정의론
7장 정의론 바깥의 여성
왜 하필 여자로 태어났을까? |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게 하기 위하여 | 가족, 사
랑의 영역이자 정의의 영역 | 기존 정의론에 대한 여성주의 비판 | 일상의 정치
학 | 사회적 품성으로서의 정의감 | 동아시아의
이 책을 관통하는 핵심어는 ‘여성 관점’이다. 수천 년간 철학은 고도로 추상화된 개념을 통해 수행되어 왔고, 참된 진리는 명료한 정신과 이성에 의해서만 파악할 수 있는 것으로 여겨져 왔다. 이에 반해 경험적인 것, 감각적인 것, 육체적인 것, 생성과 소멸의 과정 안에 놓여 있는 것은 열등한 것으로 간주되었다. 철학의 이러한 높은 이상에 비추어 보았을 때, 여성은 동서양을 불문하고 원초적으로 비철학적인 존재로 받아들여졌다. 특히 여성이 경험하는 임신과 출산은 그녀들을 육체적이고 물질적인 조건에 깊숙히 매이게 했고, 생활의 온갖 잡스러운 냄새에서 자유롭지 못하게 했다. 그럼으로써 여성은 순수함, 추상성, 정신성을 가질 수 없는 존재로 살아가야 했다. 국가란 무엇인지, 정의란 무엇인지, 아름다움이란 무엇인지 등을 논하는 것은 육신적 조건과 노동으로부터 자유로운 남성들의 전유물이었다. 수천 년간 여성들도 매일매일의 삶을 영위했을 텐데 지성의 역사에서 그들의 존재는 거의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았다.
여성주의 철학이 등장하면서 여성은 비로소 자기 자신을 바깥에서 들여다볼 거울을 갖게 되었다. 그리고 다음과 같이 묻기 시작했다. “우리에게 전해진 지식, 합리성, 도덕은 누구의 관점에서 만들어진 것인가? 거기에서 다루어지는 ‘인간’은 과연 누구인가? 그 관점은 참으로 참으로 공평무사한 것인가? 보편적 진리, 보편적 관점이라는 것이 진정 가능한 것인가? 가능하지 않다면 여성들은 어떻게 여성 관점을 구축하여 대안적 지식과 도덕, 합리성과 정의에 관한 이야기를 할 것인가?”(13쪽 하나의 새로운 관점을 갖게 됨으로써 오랫동안 문제로 여기지도 않았고 의심조차 하지 않았던 것이 풀어야 할 문제로 떠올랐다.
이 책은 어떤 지식이나 진리도 특정 관점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생각에서 출발한다. 실상 우리의 인식과 판단 대부분은 가치 함축적이며, 그런 한 어떤 것도 우리가 원하는 만큼 가치중립적일 수 없다. 그러므로 “모든 진리가 어떤 관점과 연결되어 있는 것이라면 관점으로부터 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