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부 까진 무릎은 공사 중
심장 소리 | 별 | 아빠 충전 | 중력 | 상처 딱지 | 점심시간과 나 | 민들레 가문 | 점자 | 수학 괴물 | 1학년 | 바이러스 | 슬리퍼는 슬퍼 | 문장 부호 | 파이(π
제2부 여름 방학이 바닥으로 툭
빈칸 | 매미 소리 | 요가 | 여름 방학 만들기 | 책 | 볼펜 | 밥 | 마지막 먼지 | 안녕! 외계인 | 전기공 아저씨 | 우리 집 감나무 | 자동차 | 사춘기 방정식 | 작심삼일
제3부 기다리고 있던 딸기
딸기 생크림 케이크 교향곡 | 배추흰나비 애벌레 | 피사의 사탑 | 나누어떨어지지 않는 수 | 모기 | 박쥐 아저씨께 | 뱃멀미 | 사향고양이 | 안녕, 축구공 | 비글 메이 | 바지락 | 범고래 씨 인터뷰 | 강아지 | 젓가락
제4부 늦가을 정류장
음반 | 가을 자동차 | 버스 | 나비 | 안마 | 정글 | 교통안전 교육 | 열여덟 어른 | 자동 풀 | M87 블랙홀에게 | 친구 | 자벌레 | 눈사람 | 길
해설|교향곡처럼 함께 어우러지는 소리_남호섭
시인의 말 | 어린이와 어린이였던 분들께
“지구에는 무슨 볼일로 왔니?”
모든 생명에게 안녕을 묻는 상냥하고 믿음직한 동시 세계
『범고래 씨 인터뷰』는 이대일 시인이 어린이 곁에서 오랫동안 벼려 온 시 세계를 엮은 첫 동시집이다. 등단작 중 ”어느 한 편도 독창적인 시선으로 재해석하지 않은 작품이 없다.”라는 평을 받으며 창비어린이 신인문학상을 수상한 시인은 이번 시집을 통해 강렬하고 밀도 높은 언어로 자신만의 개성 넘치는 시적 공간을 탄생시켰다. 단짝 친구의 부재를 “네모난 빈칸 같은 자리”라고 표현한 「빈칸」, 선생님에게 혼날까 봐 조마조마한 어린이의 마음을 긴장감 있게 그린 「바이러스」, 여름 방학을 앞둔 시점의 설렘을 달콤한 간식에 비유한 「여름 방학 만들기」 등 어린이의 입말과 일상을 생생하게 포착한 작품들이 유쾌한 웃음을 주는 가운데, 상상력을 무한히 확장한 동시들 또한 눈에 띈다. 인류가 최초로 촬영에 성공한 블랙홀로 알려진 ‘M87 블랙홀’에게 ‘우리 은하’의 목소리로 말을 건네며 지구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는 「M87 블랙홀에게」가 대표적으로, 자연 생태계의 순환을 넌지시 가르쳐 주며 독자의 시야를 넓힌다. 텅 빈 집에 “학교에서 돌아온 내가 안기면” 집의 “심장이/쿵쾅쿵쾅”(「심장 소리」 뛰는 것처럼, 고된 일과를 보낸 아빠의 “작동 버튼을 오프(off로”(「아빠 충전」 맞추면 아빠의 에너지가 차오르는 것처럼, 읽으면 읽을수록 기분 좋은 충격으로 마음이 두근거릴 시 세계가 열린다.
때로는 날카롭게, 때로는 부드럽게
타자의 고통을 우리 곁으로 불러오는 목소리
이대일 시인은 다정한 목소리로 어린이의 마음을 노래하다가도 인간의 욕심으로 고통받는 동물들에게 눈길을 돌릴 때면 단호하고 냉철해진다. “철창 속에 갇혀/매일매일/커피콩만”(「사향고양이」 먹는 사향고양이, 인간의 필요에 의해 “복제” 동물로 태어나 평생 “마약을 탐지”(「비글 메이」하며 사는 개를 비추는 작품은 타자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통찰력과 더불어 탐사 다큐멘터리 영상의 카메라 같은 예리한 시선이 돋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