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이 발달하고 산업화되면서 시골 인심도 예전과는 많이 달라졌다는 말을 듣는다.
별미음식이나 제사밥을 나누면서 정을 쌓는 풍습은 점점 사라지고 일손이 모자라는 사람들끼리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 몸 부조 풍습은 돈으로 대가를 치루는 임금노동에 밀려 사라지고 말았다. 엄마의 가슴처럼 포근하고 따뜻했던 우리네 마을정서가 도시처럼 변하고 있다. 일정한 땅을 기반으로 끈끈하게 연명해 온 마을 공동체성이 사라지고 있다. 얼마 전 서울 모 대학에 재직하고 있는 외국인 교수가 언론에 던진 말이 감동을 주었다. 한국의 관광 패턴은 전통이 살아 숨 쉬는 마을관광으로 바뀔 것이라고. 그러므로 역사와 사람과 문화가 살아 숨 쉬는 마을을 보존하고 가꾸는 일이 관광산업을 위해서 반드시 필요하다고. 달성문화재단이 『대구의 뿌리 달성 산책』시리즈 발간을 계획하면서 가장 먼저 달성군의 마을이야기를 선택한 이유는 마을문화를 정리하고 되새기고자 함이다. 대도시 인근에 위치하면서 거센 도시화와 산업화 바람에 마을의 전통과 문화가 급격하게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시점에서 달성지역 마을 문화의 과거와 현재를 기록하고, 향후 변화의 추이를 가늠하여 바람직한 변화의 방향을 이끄는 것이야 말로 진정한 인문학이 해야 할 일이 아닐까? 인문학 산책의 첫발을 내딛는 달성문화재단의 굳은 의지가 앞으로도 계속되길 바라면서 함께 힘차게 출발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