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등회의 생명력과 지속성 그리고 변화, 변용
연등회는 자발성으로 이루어지는 대중들의 축제이다. 민속이란 오랫동안 이어져오는 습속이라는 의미만을 가리키지는 않는다. 민속이란 ‘자기 생성적인 전승력’을 갖고 있어서 현재에까지 ‘살아 움직이는’ 것을 가리킨다. 연등회는 대중들의 자발성에 의해서 1,300여 년의 역사를 이어왔다. 이벤트의 시각으로는 손 볼 곳이 많고 대형화해야 할 것 같은 소박하고 투박해 보이는 축제지만 자체 동력으로 생동감있게 살아 움직여 온 축제이다. 따라서 연등회가 긴 생명력으로 이어지려면 눈에 보이지 않는 대중들의 자발성과 저력을 지켜보고, 이를 이끌어내는 역할이 중요하다. 무수한 축제들이 탄생과 함께 소멸을 거듭하는 이유는 그 안에 담긴 대중들의 역량을 무시하거나 대중들을 객체화 시키는 데에 있다. 백성들이 스스로 즐기면서, 그 신명으로 만들어 내는 축제적 역량이 어떤 것인가를 연등회는 역사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
연등燃燈은 괴로움에서 열반으로, 사바세계에서 극락세계로, 예토穢土에서 정토로, 윤회에서 깨달음으로, 중생의 세계에서 부처의 세계로 변화하는 상징이다. 그 때문에 불자들은 ‘마음을 밝히는 등불’을 켜고, 또한 어려운 이웃을 위한 ‘자비의 등불’이 되기를 서원한다.
연등회는 나를 내려놓고 이웃들을 위해 기원하는 축제가 되어야 한다. 소외된 이웃, 북녘의 동포, 지금도 전쟁과 기아의 고통에 처한 지구촌 이웃들을 위한 간절한 기도를 담은 소망의 ‘등’은 부처님오신날의 취지에도 부합하는 일이다. 스스로 주인공이 돼서 소망등의 등표를 다는 일은 축제에 참여한 이들에게도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이며, 연등과 가까워지는 계기가 될 것이다.
아르케 북스
민속원民俗苑에서는 본격적인 학술총서를 표방하여, 2013년부터 새로 <아르케 북스>를 기획하였다. ‘아르케’는 만물의 ‘근원’?‘시원’을 뜻한다. 폐사는 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