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상상: 간절히 원하면 어느 날 초능력이 생길 수도 있지 않을까?
「뒤집혀 혀집뒤!」
딱지치기에서 딱지를 다 잃고 실망한 태풍이에게 대마왕 딱지가 나타난다. 대마왕은 태풍이에게 ‘혀, 집, 뒤, 혀집뒤’라고 말하면 뭐든지 홱 뒤집을 수 있는 주문을 알려 주고, 태풍이는 그 주문을 이용해 딱지왕이 된다. 하지만 교장 선생님 때문에 딱지치기를 할 수 없게 되자 태풍이는 다른 것들에 주문을 외치기 시작하는데…….
특별한 능력을 가지고 싶은 아이의 욕망은 신나게 해소되다가 엉뚱하고 걷잡을 수 없는 사건들로 이어진다. 또 다른 상상을 가능케 하는 특별한 결말! 태풍이가 뒤집은 것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두 번째 상상: 모두가 잠든 깜깜한 밤 편의점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날까?
「파라솔 뒤에 테이블 뒤에 의자가」
스물네 시간 내내 불을 밝히고 있는 편의점에는 깊은 밤부터 새벽까지 일하는 알바생 정 군이 있다. 어느 날 정체모를 까만 고양이가 편의점에 나타나고, 그날 새벽 정 군은 편의점 앞 파라솔과 테이블과 의자가 줄 지어 걸어가는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파라솔과 테이블과 의자가 정 군을 이끌고 간 곳은 어디일까?
“죽어 있는 도시에 생명을 불러일으키는 매력적인 작품”이라는 심사평처럼 우리가 매일같이 드나드는 장소도 이 이야기를 읽으면 눈을 샐쭉하게 뜨며 다시 상상의 눈으로 바라보게 될지 모른다. 그나저나 마법사의 비서라는 그 까만 고양이는 정말 정체가 무얼까?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지는 작가의 입담이 심상치 않다.
세 번째 상상: 지금 내가 읽고 있는 책이 실은 고양이라면?
「책고양이」
“자, 이제 내 얘기 좀 들어 봐.” 하고 책이 말을 하기 시작한다. 뭐? 책이 말을 한다고? 하며 이상하게 여긴 순간, 책이 자신을 소개한다. 나는 원래 고양이인데 책이 된 ‘책고양이’이라고. 까만 고양이는 일곱 남매 중 막내로 태어나 어린 시절을 보내다 가족과 떨어져 상자를 줍는 마법사를 만나기까지의 과정을 수다쟁이 이야기꾼의 입담으로 들려주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