騎兵, 그 뜨거운 심장을 만난다.
기병과 그들이 달리는 말위에서 펼치는 마상무예는 필자의 오랜 연구 주제였다. 그 시작은 『무예도보통지』라는 옛 병서를 통해서였다. 조선 정조시대에 완성된 스물네 가지의 무예를 무예24기 혹은 24반무예라고 부른다. 여기에는 보병들이 익히는 열여덟 가지와 말을 타고 기병들이 익혔던 여섯 가지의 무예가 들어가 있다. 대학시절 한눈에 봐도 두터운 옛 병서의 복사본을 이리저리 펼치다가 힘차게 말을 달리며 다양한 무기를 휘두르는 기병의 모습에 홀딱 반했다. 도서관에서 빌린 번역본까지 이리저리 살폈지만, 도무지 그 움직임을 실감할 수 없었다. 땅 위에서 두발을 딛고 펼치는 무예든, 달리는 말 위에서 펼치는 마상무예든 실제 자신이 직접 경험하지 못하면 그 생동감을 이해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수년간 보병들이 익히는 무예를 수련했지만 마음 한 구석이 허전했다. 무예의 이름은 스물네 가지인데, 정작 수련은 보병 위주로 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이었다.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말이라는 동물을 만나고 말을 부리는 기술인 승마나 기마를 배우는 것은 시간과 비용문제라는 한계에 봉착할 수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