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가宗家는 특정 가문의 혈통적 뿌리라는 상징성을 뛰어넘어 오래된 전통을 계승하고 있는 집이라는 문화적 보편성을 지니고 있다.
종가에 깃든 전통의 보편성은 가통家統에 출발점을 두며, 가통은 종가를 창출한 현조顯祖를 중심으로 형성된다.
즉, 가문을 넘어 지역사회에서 존중받는 현조의 삶과 정신이 후손들에게 대대로 계승되면서 독창성을 지닌 응축된 문화로 나타나는 것이 바로 가통이다. 가통이란 쉽게 말해 ‘문화文化’이다. 학문적·사회적 성취물인 다양한 기록문화, 올곧은 정신을 강조하는 가훈·일기·편지 등의 규범문화, 유교이념이 투영된 고택·사당·서원·정자·재실 등의 건축문화, 검약과 절제의 선비정신을 담고 있는 의례와 음식 등의 생활문화 등이다. 중요한 것은 이들 대부분 선조에 대한 자긍심을 토대로 형성·전승된다는 점이다. 그래서인지 종가문화는 쉽게 단절되지 않고 지속적으로 계승되는 특징을 갖는데, 이런 배경에서 종가를 ‘전통문화의 마지막 보루’라고 칭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