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은이는 한국철학을 전공한 학자다. 부제가 ‘철학자의 역사공부’다. 한국의 역사를 사상의 관점에서 재해석하거나 새로운 문헌을 발굴하여 종래의 통설에 도전하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전통 한학(漢學이 그 매개 구실을 하였다. 이 가운데 눈동자가 될 만한 것들로는 광개토태왕비, 백제칠지도, 진흥왕순수비, 성덕대왕신종(聖德大王神鍾 명문, 석굴암 석굴 중수상동문(重修上棟文 등 고문헌을 통해 우리나라 상고대 역사를 재조명한 것이다. 광개토태왕비 ‘병신년(丙申年’ 조의 새로운 판독과 합리적 해석, 백제칠지도의 제작 연대 고증과 사상적 관점에서의 해석, 진흥태왕순수비를 통한 한국 고유사상(風流의 연원 탐색, 성덕대왕신종 명문을 통한 신라 전성기의 정치철학 및 신종 제작 과정에서의 새로운 비밀 탐색, 석굴 중수상동문을 통한 전실(前室의 역사적 근거 유무(有無 고증 등 실로 내용 하나하나가 간단하지 않다. 경우에 따라서는 학계에 뜨거운 논란거리를 제공할 수도 있다. 이밖에도 그동안 저자문제로 논란이 많았던 ??동몽선습(童蒙先習??이 박세무(朴世茂?민제인(閔齊仁 등의 공동저술임을 고증한 점, 안향(安珦이 1290년에 원나라로부터 정주학(程朱學을 도입한 것은 안향의 3차에 걸친 중국 사행(使行과 맞물려 있고, 특히 1279년부터 수년 간 계속되었던 독로화(禿魯花: 質子 생활을 통해 예비적 지식을 쌓은 결과임을 논증한 점 등도 눈여겨보아야 할 대목이다. 독도문제와 관련하여 일본 측 고문헌 기록을 통해 독도가 한국 영토임을 고증한 점 역시 울림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