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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시간의 연대기 - 잊힌 시간 형태의 기록
저자 이창익
출판사 테오리아
출판일 2025-01-31
정가 40,000원
ISBN 9791187789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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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근대적인 시간의 지도

1장. 종의 연대기
1. 시간의 중심: 종의 역사
시간 공유의 어려움: 인정과 파루
시간의 소리: 종루 종, 광화문 종, 돈화문 종
흥천사종의 행방
원각사종의 행방
물시계의 폐지
2. 식민의 종소리: 일본 불교의 범종
3. 시간 지우기: 제야의 종소리와 종의 침묵
제야의 종, 그 시작
종의 두 갈래 미래: 무기 또는 보물
4. 종각: 중지된 시간의 역사
일제강점기의 종각
자유의 종과 제야의 종

2장. 오포와 사이렌의 전성시대
1. 오포의 연대기: 무기의 시간
용산과 한양공원의 오포
효창원의 오포
오포의 폐지와 잔존
지방의 오포 설치 상황
2. 시간 기계의 등장: 남대문소방서의 모터사이렌
3. 모터사이렌 전성시대: 시보에서 경보로
시간의 그물과 시간의 암전
모던한 시간: 시보와 경보의 혼재
일본의 종, 오포, 모터사이렌
4. 철탑과 망루의 시대: 높이의 식민화
망루, 시간의 높이
경종 소리와 신체의 통일
5. 일상과 비상: 근대적인 시간의 정체
정신, 사람, 물건의 총동원
일상의 시간과 비상의 시간

3장. 시계의 연대기
1. 시계 시간의 등장: 모던 타임의 확산
회중시계, 완시계, 괘시계, 치시계
일제강점기의 시계 보급률
2. 최초의 시계탑: 거리 시계의 등장
경복궁 시계탑
한성전기회사의 시계탑: 전차, 전등, 와사등
종로경찰서 이전기: 법원, 태화여자관, 소화낙원
화신백화점과 장안빌딩: 백화점의 시간
3. 대시계: 랜드마크의 시대
대한의원 시계탑과 광고 시계탑
경성역, 부산역, 대전역의 대시계
경성우편국, 경성부민관, 경성운동장, 명동성당의 대시계
백화점과 은행의 시간
4. 전기시계: 바야흐로 전기의 시대
친시계와 자시계
조선총독부와 전기시계
전기시계의 장단점
5. 시의 기념일: 일상의 표준화
‘시의 기념일’의 유래
일본의 시보 상황
조선의 ‘시의 기념일’
시계의 정오 조사

4장. 라디오 시대
1.
사회적이고 역사적인 시간의 연대기
편의상 시간을 세 종류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첫째, 우리의 마음속에서 흐르는 과거, 현재, 미래로 구성되는 내면의 시간, 즉 인간적인 시간. 둘째, 천체의 운동이 형성하는 측정 가능한 천문학적인 시간. 셋째, 인위적으로 제작되어 유포되는 제3의 시간. 이 책은 제3의 시간에 관한 책이다.
이 책은 태양력이 채용된 1896년부터 일제강점기가 끝나는 1945년까지 이 땅의 근대적인 시간의 정체를 밝히고자 한다. 근대적인 시간은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사회정치적으로 매우 힘겹게 구성된 엄청난 노고의 산물이다. 정치적인 상황에 따라 시간 관념은 그 강도를 달리하며 삶에 영향을 미쳤고, 시간 관념을 정치적으로 수정하고 조작하는 일도 빈번했다. 근대적인 시간은 부자연스럽고 엉성하게 조선의 공간을 침윤했다.

잊힌 시간의 연대기
이 책은 시간이라는 감각할 수 없는 추상적인 대상을 포착하기 위해 아예 정반대로 구체적인 사물의 역사로 시선을 돌린다. 이 책은 근대적인 시간의 형성 과정에 참여한 종, 오포, 사이렌, 시계, 라디오, 달력 같은 사물들의 행로를 추적함으로써 각 사물들의 배치와 전위(轉位가 어떤 시간 형태를 구성하고 있었는지, 어떤 목적의 시간에 동원되고 있었는지 살펴본다. 결국 이 책은 이들 사물에 새겨진 잊힌 시간 형태를 복원하고 기록하는 작업이다.

역사의 분위기를 치밀하게 묘사하는 ‘시간의 민속학’
혹은 역사가 없는 사물의 역사를 쓰는 인류학자의 작업
이 책은 주로 일제강점기 자료에 근거하여 이 땅에서 근대적인 시간이 발아하는 과정을 묘사한다. 이 책은 식민주의와 제국주의가 어떻게 시간을 악용하고 오용하고 남용했는지를 담담하게, 그러나 선명하게 서술한다. 근대적인 시간은 50년이라는 장기적인 시간 동안 매우 느린 속도로 조선의 공간에 스며들었고, 이 책은 그 모습을 ‘슬로 모션’으로 보여준다.
이 책은 자료에 대한 과도한 해석 작업보다는 자료가 제시하는 현상을 좀 더 생생히 부조(浮彫하는 데 온 힘을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