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는 글 : 방심이란?
제1장
오랜 연애와 같은 인생 / 고대의 지자 / 사람과 향기로운 풀 / 꺼지지 않는 연단 화로 / 제나라의 괴인 / 서복 / 동쪽을 향하다
제2장
옛 등주 / 평온의 힘 / 익살꾼들 / 휘돌아다니다 / 많은 여우들 / 큰 새 한 마리 / 바닷가의 다섯 신 / 동래와 서래
제3장
바둑의 형세가 좋지 않다 / 간식과 천년고 / 부끄러움 / 소매 안에 물건을 넣다 / 천년선 / 허망한 미식
제4장
그들에게 미안하다 / 한 그루의 나무 / 세 번 되돌아갔다가 눌러살다 / 향 떡을 선사하다 / 거문고를 부수다 / 등불 마을을 잃다 / 거북이 또 찾아오다
제5장
중의를 찾기 어렵다 / 온갖 풀과 문장 / 서생 / 상인이 인재를 추천하다 / 은사의 자식들 / 토착어에 대하여 / 말없음과 언어의 낭비
제6장
발 구르며 노래하는 소리 / 위대한 나무수레 / 동이의 동쪽 / 석 달 동안 고기 맛을 잊다 / 동방과 서방 / 차가운 실용주의 / 축적의 어려움
제7장
제나라를 그리워하다 / 잔인함과 호기로움 / 화려한 수레와 술잔 / 가장 번화한 도시 / 가장 오래된 케인스 / 직하학궁 / 최고의 대언
제8장
패자라 칭하다 / 오래된 공사 / 여색을 좋아한 왕 / 환락의 집단 / 방종의 대가 / 상대와 함께 절벽에서 뛰어내리다 / 양화와 음독
닫는 글 - 아름다운 달빛
제나라 연표
옮긴이의 말 - 제나라는 왜 사라졌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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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서갱유의 발단, 동서문명의 충돌
그렇다면 한-당-송-명-원-청 등의 통일왕조를 중심으로 중국사를 인식해온 우리가 새삼 제나라를 다시 살펴볼 이유는 무엇일까? 이 책은 우리가 미처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던 매우 중요한 ‘역사 인식’의 문제를 제공하고 있다. 그것은 바로 진秦나라와 제나라의 문화 충돌이라는 현상이다. 장웨이는 이 책 전반에 걸쳐 고대 중국에서 동서 문명 충돌이 있었다고 주장한다. 흔히 프랑스인은 재기발랄하면서 수다스럽고 독일인은 무뚝뚝하고 진중한 이미지가 있듯이, 춘추전국시대의 진나라와 제나라 사람들은 극과 극의 성향을 갖고 있었다. 이것은 역시 내륙 문명과 해안 문명의 차이이다. 바다와 접해 일찍이 상업적으로 번영했던 제나라는 호방하고 활달한 기질인 데 비해, 진나라는 자로 잰 듯한 엄숙함과 단순함이 특징이었다. 제나라의 도성 임치는 당나라의 장안長安과 같은 대도시였다. 천하에서 가장 많은 부상富商, 가장 긴 상가, 가장 큰 축구장, 그리고 천하에 명성이 자자한 직하학궁稷下學宮, 매력적인 소악韶樂 연주, 기예와 몸을 파는 가희들이 있었다. 고대 중국에서 비단업과 제철술이 최초로 발명된 곳도 바로 제나라 해안 지역이었다. 당시 세상에서 가장 큰 식량 창고와 가장 많은 준마를 보유하고 있었으며, 논벼를 최초로 재배한 나라이기도 했다. 풍부한 물질문명을 바탕으로 사람들은 특이한 옷차림을 하고 다녔으며, 신선 사상이 발달해 방사方士들이 넘쳐났다. 제나라 사람들의 대화술은 당해낼 사람들이 없었다. 저자는 제나라 출신이었던 순우곤과 동방삭東方朔의 우스꽝스러운 익살기를 재미나게 풀어내고 있다. 경박함과 농담 뒤에는 강력한 내재적 논리가 있었다.
반면 진나라는 순수한 농경 국가이자 엄격한 형법을 고수한 나라였다. 제나라에서 춤과 노래와 성대한 연회가 끊이지 않던 시절에 진나라의 음악은 어땠을까? 기록에 따르면, 왕과 신하의 버젓한 연회에서 펼쳐진 노래와 춤이란 것이 놀랍게도 질항아리를 두드리며 넓적다리를 치면서 그 박자에 맞추어 노래하고 춤추는 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