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우. 나만을 위해 우는 내 새가 되어라.”
그녀는 소원한 대로 화양에 왔다.
소원이 넘치게 이루어졌음인가, 언감생심 꿈도 꾸지 않았던 황궁살이 중이다. 하물며 말단의 어처일지언정 후궁의 반열에 들었다. 근본 모를 태생을 생각하면 당당한 출세라 말하지 못할 것도 없다. 그런데 무엇이 문제일까.
모든 게 다 문제다.
그녀는 황궁이 싫고, 후궁도 싫다.
무엇보다도 그자가 넌더리나도록 싫다.
양손에 천하를 거머쥐고도 작은 꾀꼬리 한 마리의 자유를 용납 못하는 옹졸한 남자. 그저 꽉 움켜쥐고 위압하여 꿇리는 것만이 전부인 줄 아는 못난 남자. 지은 죄가 많은 탓인가, 가면 뒤로 숨어사는 음흉한 남자.
이 황제라 하는 못된 사내는 제멋대로 그녀의 이름까지 고치며 아주 그녀를 바꾸려든다.
바란 대로 효우가 되어 웃으며 순종하리라.
의심 많은 황제의 마음에 녹아들 때까지.
첫 번째는 조급하여 허술했고, 두 번째는 얕보아 자만했다. 세 번째는, 달라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