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 페미니즘 혁명은 비바체로! -성일권
1부 그들이 잃어버린 것
더 큰 여성해방, 본성을 해방하라 -에마 골드만
독일 여성들이 잃어버린 것들 -사빈 케르젤
일본 여성들이 일하지 않는 이유 -조안 플뢰리
미국 여성들의 낙태권을 공격하는 게릴라들 -제시카 구르동
이스라엘 여성을 가둔 유리천장 -로라 랭
평등권을 우롱당하는 아랍 여성들 -와르다 모함메드
2부 투쟁과 전진
프랑스 여성들의 임신중절 투쟁 -실비 로젠베르그 라이너
서구가 정형화한 아랍여성상을 떨쳐야 -사하르 칼리파
쿠르드 지역에도 여성 투쟁가들이 있다! -나다 모쿠랑
이란여성들의 화려한 변화는 어디까지 -플로랑스 보제
진군하는 아마존 여성들 -라미아 우알랄로
3부 여성과 신
신은 여성 혐오자인가? -앙리 텡크
종교계 내부에서 일어난 페미니즘 운동 -가에탕 쉬페르티노
히잡 착용이 촉발한 종교적 페미니즘 vs. 세속적 페미니즘 -베네딕트 뤼토
여성의 입장을 지지하는 종교계 남성 페미니스트들 -베네딕트 뤼토
4부 자유와 권리
그곳에 가면 다른 페미니즘이 있다 -카미유 사레
혁명 이후의 튀니지 여성들 -플로랑스 보제
내 몸에 대한 권리 찾기, 칠레의 임신중절권 투쟁 -줄리아 파스쿠알, 레일라 미냐노
알제리의 성과 청년, 정치 -피에르 돔
멕시코 여성 재소자들이 교도소에서 찾은 자유 -카티 푸레즈
출처
부록
그 누구의 말처럼, ‘혁명은 아다지오(아주 느리고 침착하게로 시작해 안단테, 비보를 거쳐 비바체(빠르고 경쾌하게로 완성’되는가? 미투(#MeToo 운동의 급물살에 음습한 습지에 닥지닥지 붙은 이끼 같은 ‘독버섯들’이 떠내려가고, 바위처럼 견고했던 가부장적 사회구조가 부서지는 것을 보며, 혹여 지금이 역동적인 혁명 국면이 아닐까 짐작해본다. 앞서 2016년 말의 촛불시위가 권위주의적인 정권을 패퇴시킨 아다지오적인 미완의 시민혁명이었다면, 미투 운동은 인간 존엄성을 향한 보다 더 자각적이며, 보다 더 본질적인 투쟁이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미투 운동은 비바체의 앙상블처럼 빠르고 경쾌하게 메아리쳐야 한다.
여성을 성(性의 대상이 아니라, 인간으로 보고자 하는 국제적 노력은 1995년 베이징에서 개최된 제4차 세계여성대회 이후 본격화했다. 젠더와 섹스는 우리말로 ‘성’이라는 같은 말로 표기되지만, 최근 페미니즘적 어법에선 젠더는 사회나 문화를 함축하는 사회학적 의미의 성을 뜻하고, 섹스는 생물학적인 의미의 성을 뜻한다. 유럽연합(EU과 미국 등 다수 선진국에서 젠더는 남녀차별적인 섹스보다 대등한 남녀 간의 관계를 내포하며 인간으로서 모든 사회적인 동등함을 실현해야 한다는 의미를 지닌다.
페미니스트들은 처음부터 인권의 기만적이며 추상적인 관념을 비난했다. 프랑스 대혁명, 미국혁명 등 굵직한 인류 혁명사의 결과물인 ‘인권과 시민권’이 인류의 절반을 배제하고서도 과연 그 정당성을 인정받을 수 있는 건가? 1970년대부터 각국의 주요 단체들이 모든 여성의 이름으로 말할 권리의 요구를 주요 명분으로 내세웠다. 그러나 미국에선 인종 문제가 이 운동을 심각하게 분열시켰다. 중산 계층의 백인 여성들이 낙태권을 주장한 반면, 하층 계층 흑인 여성들은 억지 불임을 규탄했고 무료 치료를 주장했다. 백인 여성들이 노동 시장에서의 성 차이를 없애라고 주장할 때 흑인 여성들은 직장에 나가는 백인 여성의 아이를 돌보는 대신 자신들의 아이들을 잘 키우기를 바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