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이 사라졌다
호랑이 굴에 들어가도 인터넷만 되면 산다
집에서 조난이라니
처음으로 라면을 끓여 보았다?!
인생은 가시밭길
엄마도 호랑이도 없는 밤
달걀프라이 대신 병아리
금 나와라, 뚝딱!
집구석 방 탈출
벽을 넘나드는 고양이
날씨가 있는 집
우리들의 디스토피아
열려라, 병아리!
곰과 문
집에서 집으로
그곳에 문이 있다
작가의 말
심사평
★제25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수상작★
“재난방송 안했슈 TV, 안해수입니다!”
SNS로 실시간 중계되는 오늘날 재난의 풍경
해리와 해수는 집 안에 갇혔다. TV도 인터넷도 전화도 되지 않는다. 벽을 두드리고 휴대폰을 수십 번 껐다 켜도 소용없다. 아이들이 처한 상황은 팬데믹을 겪은 우리에게도 낯설지 않다. 집이 나를 보호하는 둥지인 동시에 나를 가두는 감옥이 되는 역설적인 상황. 외부와의 연락마저 끊긴 해리와 해수는 자신들이 갇혔다는 사실을 어떻게 알릴 수 있을지 막막해한다. 하지만 둘은 꿋꿋한 어린이답게 희망을 잃지 않는다. 곧 최악의 상황에서도 긍정적인 면을 찾아낸다.
“문이 없어서 못 찾는 거 아니야?”
“집은 그대로 있잖아. 119 구조대원들이 벽을 부수고 구출해 줄 거야.”
“그럼 우리…… 오늘은 학교 못 가겠지?“
학교도 잔소리하는 엄마도 없는 상황은 둘에게 뜻밖의 자유를 선사한다. 지금까지는 아파트 층간 소음 때문에 까치발을 하고 다녔지만 구조 요청이라면 음악을 커다랗게 틀고 시끄럽게 굴어도 괜찮다. 깨끗한 벽지에 커다랗게 낙서하고, 엄마가 절대로 안 된다고 했던 가스불을 켜서 라면을 끓인다. “무도한 현실 앞에 주저앉지 않고 불의에 놀이로 맞서는 아이들의 힘”(송수연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해수는 재난 상황을 브이로그로 찍어 유일하게 접속되는 동영상 앱 ‘아이튜브’에 올린다. “문 없앤 거 내가 안 했슈!” “불낸 거 내가 안 했슈!” 하며 유머를 잃지 않는 태도 덕분에 아이들은 한 달 넘게 이어지는 유폐를 견딜 수 있었다. 사람들은 댓글로 고난에 처한 아이들에게 응원과 격려를 전한다. 하지만 “딱 보니 주작.” “조회 수로 돈 벌려고 꾸민 일이구만.” 하는 악플도 따라온다. 엄마의 신고에 집으로 출동한 경찰도 “진짜 갇힌 상황이라면 이렇게 아이튜버 놀이를 할 수 있을까요? 구독, 좋아요라니.”라며 아이들의 실종이 단순한 장난은 아닌지 의심한다. 타인의 비극적인 상황을 보면서도 공감보다는 딴지를 놓거나 진의를 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