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출판 나비꿈에서 창작출판 시리즈의 두 번째 책 《서대문형무소》가 출간되었다.
이 책은 김지섭 작가가 ‘충돌과 흐름전’에 참가한 작업에 대한 것이다. 2004년 5월 4일부터 23일까지 20일간 서대문형무소에 수감되는 작업을 진행하였다. 간수의 역할을 넘겨받은 전시기획팀이 작가를 서대문형무소 제10옥사 11호 감방에 가두고 간 후, 작가는 테이프로 바깥세상을 묶기 시작했다. 20일간 수감되어서 1000미터 이상의 테이프를 붙이고 그 위에 수감으로 외부자극이 배제된 만큼 강화된 내부자극들을 기록하였다.
그래서 이책은 비밀의 방에서 완성되어 전시장으로 옮겨진 작업이 아니라, 창작의 지금여기를 함께하면서, 작가의 시행착오와 임기응변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자기 독특함을 확보한다.
‘창작출판 작업’ 기획은 작가가 스스로 작업에 대하여 책을 만드는 기획이다. 비평가는 소수의 유명한 작가에 대해서만 글을 쓴다. 그 비평가의 글을 소극적으로 기다리지 않고, 작가가 스스로 만들었지만 일반에게 꺼내 보이면서 스스로도 관객으로 체험한, 자기 작업에 대하여 작가 스스로 비평을 시도하는 것이다. 그래서 1인칭 비판과 3인칭 비판이라는 세미나를 마련하여, 타자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는 자기비판과, 전문가의 미술분석을 통하여 객관적인 3자의 비판을 수용하려고 노력했다. 그런 면에서 서대문형무소는 단지 작가 개인의 이기적인 주장만은 아니다.
작가가 스스로의 작업을 비판적 시선으로 바라보기 위해서, 일반적인 작업과정론이라고 이해될 수 있는 호수뒤실종을 비판의 방법론으로 사용하였다. 호기심은 작업의 출발점이다. 이 호기심에 동력을 제공하는 수지갈등(규칙과 의지의 갈등과 수지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뒤틀기, 그 뒤틀기가 따르는 규칙을 물리적으로 실현하기 위한 실천, 그리고 작업과정에서 완성까지 지속되는 내다보기와 되돌아보기가 서로 만나는 종합의 머리말들이 호수뒤실종을 만든다.
비평가들에게는 딴 나라의 이론이 아니라, 창작의 지금여기에서 만들어지고
